섬섬(纖纖)
【정견망】
사람과 사람은 모두 인연에 따라 모이고 인연이 다하면 헤어진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친구 사이도 모두 연분이다. 인생에서 살아서 헤어지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지만 누구나 반드시 직면해야 한다.
남북조 시기 소강(蕭綱)이 쓴 시 《밤에 홀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바라보며(夜望單飛雁詩)》는 그 슬픔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우선 전문을 감상해 보자.
“서리 내린 흰 강에 밤 별은 드문데,
기러기 한 마리 슬피 울며 어디로 돌아가나?
중간에 헤어질 줄 미리 알았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 날 것을.”
天霜河白夜星稀
一雁聲嘶何處歸
早知半路應相失
不如從來本獨飛。
“서리 내린 흰 강에 밤 별은 드문데,
기러기 한 마리 슬피 울며 어디로 돌아가나?”
달이 밝아 별이 드문 밤에, 문득 기러기 한 마리의 처량한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원래 평온했던 시인의 마음이 또 다시 상처가 도진다. 과거 장면들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풍경은 의연해도 사람은 간 곳이 없다. 이런 처량함을 견뎌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중간에 헤어질 줄 미리 알았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 날 것을.”
시인은 “‘기왕 사람이 헤어져야 한다면 왜 서로 만나는가? 아예 함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고통은 없었을 텐데. 차라리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사람은 왜 이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그러나 우리에게 다시 과거로 돌아가 선택하라면 우리는 여전히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필경 서로 함께 있어야 행복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해서 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상실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함께 있을 때는 왜 이런 연분을 소중히 여기지 못할까? 부부라도 좋고, 친구라도 좋은데, 함께 할 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하는데 어쩌면 다음 연분을 촉성할 수 있다. 이것만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문제를 더 크게 보자면, 우리는 모두 아득히 먼 천체(天體) 세계에서 대법과 연(緣)을 맺기 위해 이곳에 왔다. 최후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세계로 되돌아가야 한다. 오늘의 연분을 소중히 여기고 공동 제고해야 한다. 대법에 동화해 자신의 이번 여정을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정확한 선택이다.
아득한 만세(萬世)에 법을 위해 모였으니, 좋은 기회를 잃지 말고 법을 얻어 유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원문위치: https://zhengjian.org/node/296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