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애(天涯)
【정견망】
백거이의 《밤비(夜雨)》란 시는 ‘조(早)’로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도 이 글자의 의미를 해석하려 하지 않는다. 우선 전문을 감상해보자.
일찍부터 귀뚜라미는 울다 그치고
희미한 등불은 깜빡깜빡
창 너머로 밤비 소식 알린 건
파초잎 두드리는 소리가 먼저였구나
早蛩啼復歇
殘燈滅又明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
“일찍부터 귀뚜라미는 울다 그치고
희미한 등불은 깜빡깜빡”
이 시는 시간 묘사가 아주 흥미롭다. 기왕에 제목에 밤비가 언급되어 있으니 시의 배경이 된 시간이 밤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찍(早)’이란 글자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이 글자를 생략하고 푼다.
우리가 알다시피 귀뚜라미는 잠시 울다가 또 잠시 그치고 등불 역시 깜빡거리며, 밝았다 어두워지길 반복한다. 이는 아주 늦은 밤이고 곧 새벽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새벽이 오면 하루 중 가장 서늘한 시간이어야 하는데 귀뚜라미가 여전히 울고 있으니 얼마나 더운 날인지 알 수 있다. 등불이 깜빡거린다는 것은 기름이 부족한 것을 암시하고 이 역시 새벽이 멀지 않다는 일종의 은유다.
“창 너머로 밤비 소식 알린 건
파초잎 두드리는 소리가 먼저였구나”
시인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확인하기가 귀찮아 파초 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것은 시인의 피로를 나타내는 신호이다.
등잔불이 깜빡이는 것도, 일어나서 비를 보는 것도 귀찮은 것은 모두 시인의 피로를 은유한다. 사람이 중년이 되면 육체도 피곤하고 관직에 있으면 당파 싸움에 지친다.
그렇다면 이때 시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많은 고서에는 백거이는 적선(謫仙 인간 세상에 귀양 온 신선)이란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시인은 아마도 자신의 진정한 고향인 저 아름다운 천당(天堂)을 동경했을지 모른다.
오늘날 우리도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의 고향은 어디에 있는가?
시의 첫머리로 되돌아가서 시인이 말하는 일찍(早)이란 단어는 모든 일이 이미 일찍이 발생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또한 모두 빨리 하늘로 돌아가라고 재촉하는 한 층의 내함(內涵)이 담겨 있다.
우리는 과연 시인의 진실한 의도를 알고 있을까? 파룬따파가 전해져 모든 생명이 천상의 집으로 돌아가도록 구도하고 있다. 우리는 하늘에 있는 가족의 부름을 들을 수 있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6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