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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극공의 《과신주(過信州)》: 선경(仙境)처럼 아름다운 봄

섬섬(纖纖)

【정견망】

봄을 표현한 글은 많지만, 원대(元代) 시인 고극공(高克恭)처럼 대범하게 표현한 시인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시는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했지만 작은 환경이 아니라 온 천지에 펼쳐진 봄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이천 리 아름다운 산과 강
관도(官道) 따라 늘어선 무수한 해당화
바람이 떨어진 꽃잎 보내와 말을 부축해 지나고
봄빛은 길 위의 사람들보다 더욱 분주하구나

二千裏路佳山水
無數海棠官道旁
風送落紅攙馬過
春光更比路人忙

“이천 리 아름다운 산과 강
관도(官道) 따라 늘어선 무수한 해당화 나무”

이 시의 첫 구절 “이천 리”에서 이미 광활한 산과 강을 담아냈다. 왜냐하면 시인이 언급한 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산과 아름다운 물은 모두 봄날의 아름다움이다. 오직 봄날 산과 강만이 이토록 사람을 심취하게 만들 수 있다. 봄으로 치장한 높은 산은 곳곳이 푸르고 생기가 넘친다. 봄 강 역시 너무나도 생동하고 활기가 넘친다. 물은 계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봄이면 생동감 넘치고 따뜻하며, 여름이면 열정적이고 거침없으며, 가을에는 차갑고 엄숙하며, 겨울에는 가늘고 약해 보이지만 생기(生機)를 감추고 있다.

여기에 관도(官道)를 따라 늘어선 해당화가 더해지니 시인은 마치 선경(仙境)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바람이 떨어진 꽃잎 보내오니 말을 부축해 지나고,
봄빛은 길 위의 사람들보다 더욱 분주하구나”

부드러운 바람이 수많은 떨어진 꽃잎들을 보내와 시인은 말을 부축해[攙馬]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이 표현을 말을 끌다[牽馬]고 여기지만, 한 글자의 차이에도 의경(意境)이 전혀 달라진다. 아마도 시인이 좀 험준한 길을 가는데, 바람까지 불어와 더욱 조심하느라 말에서 내려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걸었을 것이다. 마지막 구절 “봄빛은 길 위의 사람들보다 더욱 분주하구나”는 온통 다 봄이고 봄이 없는 곳이 없음을 암시한다.

시인이 표현한 봄날의 아름다움은 마치 선경에 들어간 듯 하고, 시인의 벼슬길도 만사 형통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처럼 보인다.

인간 세상에서 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며, 인생에서 젊음은 가장 소중하다. 하지만 봄과 젊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봄이 비록 아름답긴 하지만 덧없고, 젊음이 비록 좋다고 해도 역시 잠시일 뿐이다.

인간 세상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역시 잠시일 뿐이다. 오직 법을 얻어 원만해서 자신의 천국 세계로 돌아가는 것만이 생명의 가장 좋은 귀착처이다. 세상의 덧없는 아름다움에 너무 미련을 갖고 우리가 세상에 온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주 정법(正法)은 이미 마무리에 도달했고, 기연(機緣)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최후의 기연을 소중히 여기고 하루빨리 진정으로 비할 바 없이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친인들의 기대이자 중생의 바람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