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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5)

화본선생

【정견망】

저녁 식사 후, 요진은 사부님 방으로 향했다. 사부는 찻상 옆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요진이 사부에게 예를 올린 뒤 물었다.

“사부님, 어떤 차를 드시겠습니까?”

천존은 책을 내려놓고 하품을 하며 말했다.

“에휴, 이 옥경산(玉京山) 차는 이제 지겹구나. 듣기로 남섬부주의 망탁산(望拓山)에 ‘난지응분(蘭脂凝芬)’이라는 차가 난다더구나. 찻잎이 옥처럼 부드럽고 향기는 골짜기의 난초와 같아, 범인(凡人)이 마시면 백가지 병이 낫고 신선이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더구나!”

요진은 그런 좋은 차가 있다는 말에 선뜻 말했다.

“사부님께서 드시고 싶다면 저희 제자들이 가서 따오겠습니다.”

원시천존은 요진을 한 번 쳐다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안 된다, 안 돼. 망탁산에는 요마(妖魔)가 가득한데 차 한 잔 마시자고 너희를 위험에 빠뜨릴 순 없지.”

요진은 요마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의협심이 솟구쳐 즉각 대답했다.

“요마가 많다고요? 사부님께서 매일 저희에게 이런 신통술법을 가르쳐주시는 게 애들 장난은 아니지 않습니까? 바로 저희더러 요괴를 베고 마(魔)를 제거하라고 가르치신 것이 아닙니까?!”

원시천존은 요진의 그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며 다시 웃으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사법천신(司法天神)이 될 재목이로군.”

요진은 ‘사법천신’이라는 네 글자를 듣자 가슴이 뛰었다. 혹시 자신의 포부가 정말 사부님께 인정받은 것일까? 요진은 말없이 기대 섞인 눈빛으로 사부님을 바라보았다.

원시천존은 일어나 뒤를 돌아본 채 뒷짐을 지고 요진을 향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네가 옥경산에 온 지도 수년이 흘렀구나. 비록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제 다 컸고, 이곳에서 배운 바도 훌륭하며, 악(惡)을 징벌하고 선(善)을 드높이려는 진실한 마음 또한 갖추었다. 하지만 사법천신이 되려면 반드시 혁혁한 전공(戰功)이 있어야 하느니라.”

요진은 사부의 말을 듣고 자신의 포부가 진정으로 받아들여졌음을 알고 무척 기뻐하며 무릎을 꿇고 결연하게 말했다.

“사부님, 제자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천하의 선량을 위해 싸우고자 합니다!”

원시천존이 천천히 몸을 돌려 말했다.

“좋다! ‘천하의 선량을 위해 싸우겠다’는 말이 참으로 좋구나!”

그러고는 요진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얘야, 지금 남주(南洲)는 요마가 판을 치고 사악(邪惡)이 득세해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져 있단다. 천제(天帝)께서 연로하시어 누군가 자신을 대신해 요괴를 베고 중생을 구해주길 바라고 계신다. 하지만 그 과정의 고생과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인데, 네가 정녕 가려 하느냐?”

요진이 대답했다.

“사부님, 저는 본래 곤륜산의 백호에 불과했으나 사부님께 직접 도법진경(道法真經)을 전수받는 과분한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던 차에, 이제 창생(蒼生)이 난에 처했거늘 제가 어찌 깊은 산속에서 혼자 안락함을 누리겠습니까?”

원시천존은 요진의 맑은 눈망울에서 진지한 빛이 나는 것을 보고, 그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느껴 감동한 나머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겨우 입을 뗐다.

“착하구나, 참으로 착한 아이로다…….”

그날 이후, 원시천존은 배를 타고 무극대라천(無極大羅天)으로 올라가 홍균노조(鴻鈞老祖)를 만났다.

“사존님, 제게 찾으라고 하셨던 ‘인중의 매화 문양’을 찾았습니다.”

홍균은 신탑(神榻)에 단정히 앉아 천천히 눈을 뜨며 물었다.

“어디에 있더냐?”

원시가 대답했다.

“제 막내 제자 요진의 인중에 그 매화 문양이 있었습니다.”

홍균노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청현(青玄)아, 돌아가서 천제의 성지(聖旨)를 기다리거라!”

원시가 절을 올리며 대답했다.

“제자,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원시천존이 옥경산으로 돌아와 구름에서 내려오자마자 천제의 성지가 도착했다.

성지를 든 신관(神官)이 먼저 원시천존에게 읍을 했고, 원시천존은 단 위에 앉은 채 신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신관이 성지를 펼치며 외쳤다.

“옥경산 뭇 제자들은 성지를 받들라!”

옥경산의 모든 제자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천명(天命) 조서에 이르시길, 남섬부주에 요마가 횡행하여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졌으니, 이에 특별히 원시천존 문하의 요진에게 명해 천유(川悠), 봉완(芃菀), 풍잠(風潛), 첩효(捷驍), 옥정(玉鼎), 자항(慈航), 적정(赤精), 마고(麻姑), 후돈(厚敦) 등 신장(神將)들을 이끌고 함께 요마를 소탕하게 하노라. 또한 천병(天兵) 십만을 파견하여 너희를 도와 남주의 요사(妖邪)를 평정하고 궁우(穹宇)를 청평하게 하라. 삼가 여기서 마친다.”

요진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신관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나지막이 속삭였다.

“요진 상선(上仙), 상선님! 성지를 받드셔야죠.”

요진은 반신반의하며 성지를 받들었다.

“옥경산 제자들이, 천제(天帝)의 뜻을 삼가 받들겠나이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쳤다.

신관은 구름을 타고 돌아갔다.

뭇 제자들이 모두 크게 의아해했다. 어째서 소사매(小師妹) 요진더러 모두를 이끌고 남주의 요사(妖邪)를 평정하란 말인가? 요진 본인도 멍한 상태로 방금 들은 것이 환청은 아닌가 의심했다.

원시천존이 제자들의 의구심을 알고 입을 열었다.

“너희는 천제께서 왜 하필 요진을 택해 남섬부주를 평정하게 하셨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천제의 뜻은 결코 틀림이 없으니, 그것은 바로 요진이 바로 그런 소원(願)을 발했기 때문이니라.”

그제야 뭇 제자들이 이해가 갈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시천존이 또 말했다.

“너희는 한마음으로 악을 제거하고 창생을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요진을 보좌하되 절대 딴마음을 품지 말아야 한다.”

뭇 제자들이 일제히 외쳤다.

“삼가 사부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요진아, 이번 길은 험난함이 많으니 방심하지 말고 네 형제자매들을 잘 돌보거라.”

원시천존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요진이 무릎을 꿇고 읍하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삼가 사부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옥경산 제자들이 짐을 꾸려 출발을 준비하고 있을 때, 저편 자운산(紫雲山)에서는 통천교주(通天敎主)가 이 소식을 듣고 내심 몹시 분개하고 있었다.

‘나 또한 혼원대라금선(混元大羅金仙)이요 수행해서 도를 얻은 진인(真人)이며, 홍균(鴻鈞)의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이어받아 삼계에서 신선의 극치에 올랐거늘, 내 문하의 제자들도 비바람을 부르고 요괴를 벨 줄 알거늘, 어찌 이 큰일을 사형의 제자에게만 맡긴단 말인가……’

“열정(列丁)아!”

통천교주가 불렀다.

“제자 여기 있습니다!”

열정이 대답했다.

“그날 적우마군(赤尤魔君)이 내게 보낸 흉수(凶獸)는 지금 어디 있느냐?” 통천교주가 물었다.

“아이들이 산 뒤편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가서 그놈을 끌어오너라!” 통천교주가 말했다.

열정은 당혹감과 공포에 휩싸여 더듬거리며 말했다.

“사부님, 그 짐승은 워낙 흉폭하여… 감히, 감히 끌어올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통천교주가 듣더니 흥미가 생긴 듯 말했다.

“오호? 그리 흉폭하다니… 내가 직접 가서 봐야겠구나!”

열정은 통천교주를 뒷산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동굴이 있었다.

“사부님, 그 사나운 짐승이 안에 있습니다. 소인은…소인은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안 납니다.”

통천교주는 그를 한 번 흘겨보고는 “무능한 놈!”이라 일갈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뜨거운 열기가 확 끼쳐왔다.

갑자기 동굴 속에서 맹렬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통천교주는 몸을 훽 피해 화상은 면했으나 머리카락 끝이 조금 그을렸다.

뒤이어 서너 덩이의 불덩이가 연달아 날아와 통천을 덮쳤다!

통천은 즉시 피화결(避火決)을 써서 몸을 보호막으로 감싸고 크게 꾸짖었다.

“이 못된 짐승아! 감히 네 주인을 해치려 들다니! 당장 신통을 거두지 못할까!”

순식간에 동굴이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치며 쇠사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굵직하고 낮은 목소리가 물었다.

“네가 바로 통천교주냐?”

통천교주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 말을 들은 사나운 짐승이 포효하며 밖으로 달려 나왔다.

온몸이 붉고 불꽃으로 뒤덮인 괴물이었다. 날개는 박쥐 같고 몸집은 공룡 같았으며, 머리는 삼각형에 턱과 귀는 뾰족했고 흉포한 눈빛을 번뜩이며 입에서는 불을 뿜었다.

통천은 흉수를 비웃으며 말했다.

“흥, 고작 이런 것이었더냐.”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벽력장(霹靂掌)으로 짐승을 세 걸음 뒤로 물러나게 했고, 이어 공심권(空心拳)으로 가슴을 곧장 공격해 다시 세 걸음 뒤로 날려버렸다.

그 짐승이 반격하려 하자 통천은 공중으로 솟구쳐 손가락 끝으로 짐승의 정수리를 ‘딱’ 찍었다. 그러자 흉수(凶獸)는 중심을 잃고 땅바닥에 고꾸라져 일어나지 못했다.

단 세 수만에 완전히 제압당한 흉수는 바닥에 엎드려 마침내 주인에 대한 예를 갖추며 낮은 목소리로 “주인님”이라 불렀다.

통천교주가 크게 웃으며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흉수가 답했다. “홍추(紅貙)라 합니다. 주인님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9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