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선생
【정견망】
“아가씨, 식사하세요!” 정아가 다시 기쁘게 말했다. 어느새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양회는 정아가 들고 온 것이 학연도루갱(鶴涎桃淚羹)과 유근이사포(鮪筋耳絲包)임을 보았다.
학연(鶴涎)이란 무엇인가? 바로 학의 타액이다. 당시 사람들은 버려진 학의 둥지를 가져다가 샘물에 담가 두었다. 흙모래가 가라앉고 나뭇가지를 치우고 나면, 윗부분에는 산샘물과 학연만 남게 된다.
그럼 이 학연은 어떻게 추출하는가? 타액은 금진옥액(金津玉液)이라고도 불리는데, 타액과 금속은 서로 융합될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타액의 이러한 특징과 오행의 상생상극 원리를 결합했다. 산샘물과 학연의 혼합물을 금대야에 붓고 태양 아래 노출해 두면, 머지않아 수분이 증발한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아 이 빈 대야를 서늘한 곳에 두면, 방금 화기(火氣)를 피해 금박 속으로 스며들었던 학연이 다시 밖으로 나온다. 이렇게 끈적한 학연 한 층이 금대야 표면에 붙게 된다. 이렇게 학연을 추출하는 것이다.
도루(桃淚)는 바로 도교(桃膠, 복숭아나무 진액)다. 학연과 도교에 황설탕을 넣고 약한 불로 천천히 끓여 만든 갱탕은 음(陰)을 보하고 건조함을 윤택하게 하며, 기를 고르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한다. 학은 제비보다 영리하기에, 이 요리는 제비집보다 뇌를 보하고 지혜를 더하며 마음을 열어주는 효능이 한 수 위다.
유근(鮪筋)은 철갑상어의 힘줄이고, 이사(耳絲)는 돼지 귀를 채 썬 것이다. 생선 힘줄을 쫄깃하고 부드럽게 삶고, 향긋하게 삶아낸 돼지 귀를 아주 가늘게 채 썬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아 씨육수로 잘 고아낸 찰기 있는 기장을 준비하고, 이 두 가지 채를 손의 호구(虎口)로 뭉치면 서로 달라붙어 만두소 모양이 갖춰진다. 다시 육두피(肉豆皮), 즉 다진 돼지고기를 섞은 두부피로 소를 감싸고 회향으로 묶어 찜통에 살짝 쪄내면 유근이사포가 완성된다.
이 간식은 씹을 때 쫄깃하고 아삭하며 즙이 터지고 신선한 향이 사방으로 퍼진다. 유근은 근육이나 뼈를 다친 사람에게 치유 효과가 더 크기에, 이 요리는 맛뿐만 아니라 보양의 상품이다.
이 요리들이 당시에는 아주 귀한 것은 아니었고 큰 집안의 보양식 정도였지만, 정아의 솜씨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회는 음식을 먹으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그녀는 아직 허약한 목소리로 힘껏 외쳤다.
“창목! 창목! 창목!” 몇 번을 불렀으나 응답이 없었다.
정아가 갑자기 긴장하자, 양회는 초조하게 물었다.
“네가 창목을 팔았느냐?”
정아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아가씨 부상이 이토록 심한데, 매일 산나물 죽만 드셔서 어떻게 몸이 나아지겠어요? 저희는 패(貝, 화폐)가 없어서 그만…….”
창목은 세상에 보기 드문 명마였다. 정아가 좋은 가격에 팔아넘긴 덕분에 아가씨를 위해 이런 보양식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양회는 힘들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남은 패를 챙겨라. 나와 함께 가서 말을 다시 찾아오자.”
“아가씨,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말이 다 무슨 소용이에요?”
“안 된다. 어서, 어서 나를 부축해라.”
“그럼…… 그럼 아가씨, 저 혼자 다녀올게요! 몸도 불편하신데 상처가 다시 벌어지면 어떡해요…….”
“안 된다. 너 같은 말 안 듣는 계집애는 믿을 수가 없다. 어서 내 머리를 묶어다오…….”
그렇게 정아는 양회를 부축하여 거리로 나섰다.
그들은 한참을 걸어 마침내 그 전당포에 도착했다.
“주인장, 내 몸종이 철이 없어 마음대로 내 말을 팔았습니다. 우선 이것들을 드릴 테니 남은 것은 방법을 찾아 채워 넣겠습니다. 나는 장부(張府) 별원에 머물고 있으니, 먼저 말을 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주인은 조금 망설였으나, 처녀의 안색이 초췌한 것을 보고 분명 어려운 사정이 있을 거라 짐작하여 승낙했다.
양회가 기뻐하며 보따리 안의 모든 패를 건네려 하자, 정아는 보따리를 꽉 붙잡고 울먹이며 말했다.
“패가 하나도 없으면 아가씨는 무엇으로 몸을 보충하시려고요? 못 드려요…….”
주인은 이 광경을 보고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낭자, 장부 별원에 산다고 했는데, 장부의 남편은 어디 있소? 그는 당신을 돌보지 않소? 어찌 당신을 이토록 낙담하게 내버려 둔단 말이오?”
양회는 이 질문을 듣고 일시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그런데 뜻밖에도 뒤쪽에서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본 사람이 있었다. 한 목소리가 외쳤다.
“세화(賽花) 낭자!”
양회가 돌아보니 체격이 건장하고 피부가 검은 사내가 서 있었다. 그녀가 물었다.
“당신은 누구신데 나의 어릴 적 이름을 아시오?”
“저…… 저는……”
양회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사내는 오히려 횡설수설하며 당황했다.
그러나 이때 양회는 이미 안색이 창백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으며, 어지러움 때문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사내는 세화 낭자가 이토록 허약한 것을 보고 부축하려 했으나, 양회는 옆으로 피하며 엄하게 말했다.
“무례하오!”
사내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양회는 억지로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정아, 어서 보따리를 주인장에게 드려라. 가자!”
정아는 여전히 아까워했다. 이때 그 사내가 주인에게 말했다.
“주인장, 이 말은 내가 이 낭자를 대신해 갚아드리겠소. 북쪽 거리의 광요주사(光耀酒肆)에 가서 패를 청구하시오.”
사람은 몸이 좋지 않으면 호기심이나 탐구심 같은 것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게 된다.
지금 양회는 몸이 너무 괴로워 그저 한 마디만 했다.
“고맙소. 말은 어디 있소?”
주인이 창목을 끌어다 주자, 그녀는 창목을 보고서야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세화 낭자, 안색을 보니 말을 타기는 힘들 것 같소. 내가 마차를 불러주겠소!”
사내가 말했다.
양회는 속으로 생각했다. 마차가 있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마차가 지금 당장 날아올 리도 없고 당신이 찾아올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데 나는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조금만 더 지체했다가는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
양회는 짧게 답했다.
“필요 없어요. 고맙소.”
말을 마친 그녀는 두 팔을 말에 기대었다. 날아서 말을 타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간신히 등자를 밟았으나, 어깨에 힘이 전혀 없어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다.
사내가 다시 부축하려 하자 양회는 급히 피하며 말했다.
“됐소, 됐소. 고맙소.”
사내는 할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창목이 주인이 올라타기 편하도록 서서히 무릎을 굽혔다. 이렇게 영성이 있는 말을 누가 차마 팔 수 있겠는가?
하지만 창목의 덩치가 워낙 컸기에, 아무리 무릎을 굽혔다 해도 지금처럼 허약한 몸으로 올라타려면 등자를 밟고 팔의 힘으로 몸을 끌어올려야만 안장에 앉을 수 있었다.
양회는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을 굳게 먹은 뒤 고삐를 잡고 온 힘을 다해 몸을 끌어올려 마침내 말에 올라탔다.
그녀는 말 등에 엎드렸다. 상처가 조금 벌어져 통증이 밀려왔고, 말 위에서 남몰래 흑흑 소리 내어 울었다. 눈물이 말의 갈기를 적셨다.
창목은 주인의 고통을 느꼈는지 오늘은 유독 안정적으로 걸었다. 그 편안함에 양회는 말 등에 엎드린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양회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고 집에 도착해 있었다.
양회는 말 위에서 몸을 일으켜 집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막 말에서 내리려는데, 장우인이 우물가에 앉아 물을 마시는 것이 보였다. 장우인 역시 그녀를 보았으나 엉덩이를 뗄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가씨, 제가 내려 드릴게요.”
양회는 잠시 머뭇거리며 장우인을 쳐다보았다. 정아는 아가씨의 마음을 알아채고 짜증 섞인 투로 장우인에게 말했다.
“이리 와서 좀 부축해 주세요! 아가씨 가슴에 상처가 있는 거 몰라요?! 눈치라고는 전혀 없으시네요!”
그제야 장우인은 물그릇을 내려놓고 느릿느릿 일어나 천천히 말 앞으로 다가왔다. 그가 막 부축하려 하자 양회는 화가 나 차갑게 말했다.
“필요 없어요!”
장우인은 참으로 말을 잘 들어서, 양회가 “필요 없다”고 하자 다시 느릿느릿 옆으로 물러났다.
양회는 말에서 내려온 후 갑자기 위통을 느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장우인 같은 사람에게 계속 희망을 품고 정(情)을 둔다면, 머지않아 화병으로 죽고 말 것이다. 이제 나는 수행에 관한 책을 읽었고 수련의 문에 들어섰으니, 이 정의 뿌리를 하루빨리 뽑아버려야겠다. 그런데 어떻게 뽑아야 할까…….
“아가씨, 점심에 남긴 만두를 아직 다 안 드셨어요. 제가 데워 올게요.”
침상에서 쉬고 있던 양회는 만두 소리를 듣자 그 속의 유근이 생각나서 말했다.
“이 장가만(張家灣)에는 바다도 없는데 어찌 철갑상어가 있단 말이냐? 참으로 이상하구나.”
“아가씨, 음식 가져왔어요.”
정아는 아가씨에게 음식을 먹여주며 말했다.
“그 건장한 사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나중에 꼭 제대로 사례해야겠어요!”
양회는 그제야 피부가 검고 건장했던 사내를 떠올렸다. 그는 누구였을까?
“아! 그 사람은 혼례를 가로챘던 도적 떼의 우두머리다!” 양회가 갑자기 기억해 냈다.
“네?” 정아가 깜짝 놀라 물었다.
“그 도적이 오늘 나를 대신해 말을 찾아주었구나. 그의 재물은 깨끗하지 않으니 어떻게든 갚아주어야겠다…….”
“안 그래도 되지 않을까요 아가씨? 어떻게 갚으시려고요?”
양회가 말했다.
“정아, 너는 내일 수놓는 집(繡樓)에 가서 선학, 산천, 돛단배 같은 자수품이 필요한지 물어보아라. 그러고 나서 바늘과 실을 좀 사 오너라.”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56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