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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5 (1)

화본선생(話本先笙)

【정견망】

7천만 년 후

“보게, 저 사람이 아직도 ‘하느님(老天爺)’을 찾으며 빌고 있군!” 신(神)이 하계(下界)의 세상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의 하느님은 이제 겨우 네 살인데, 누구에게 빈단 말이오?” 다른 신이 말했다.

갑자기 유성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도 내려갔는가?” 신이 그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신이 손가락을 꼽아 헤아리며 말했다.

“수(水), 화(火)…… 토(土), 91, 92…… 95.”

……

독백:

1995년, 나는 비로소 태어났다. 늦게 온 셈이다……

금생의 이야기는 2006년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

그해에 나는 중학교 1학년으로 열두 살이었다.

……

“오! 오!”

“체조 시간이다! 체조 시간이라고! 제기랄,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뛰어!”

선생님은 날카로운 호루라기를 불며, 욕설 섞인 말투로 “체조 시간이다”라고 포효했다. 학교 안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마치 그가 매일 채찍질하는 가축 같았다.

“전체 사생(師生 교사와 학생)은 주목! 소선대원은 대례(隊禮)를 행한다! 경례!”

“국기 게양! 국가 연주!”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 싫은 사람들아~ 우리의 혈육으로~ 우리의 새로운 만리장성을 쌓자~ 중화민족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닥쳐왔다……”

……

대륙의 학생들은 매일 오전마다 라디오 체조를 해야 하고, 매주 월요일에는 국기 게양식과 국가 연주 의식을 치러야 한다. 나이가 몇 살이든 정치 사상은 반드시 통일되어야 했다.

체조가 끝나고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갔다.

오늘 담임 선생님은 시험지 한 뭉치를 들고 일찌감치 교실에 왔다. 이번 중간고사 성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기랄, 시험을 이따위로 쳐놓고도 하루하루 철없이 놀 생각만 하고 자빠졌냐!” 담임이 학생들을 향해 욕을 했다.

선생님들의 입버릇은 “제기랄”, “빌어먹을” 같은 말들이었다.

교실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고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이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때 말 한마디를 내뱉은 대가는 손바닥 세례라는 것을.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흔한 일이었다.

“각 과목 부장들, 시험지 나눠줘라! 내가 등수를 부르겠다.” 담임이 말했다.

“48등 노우(盧宇), 꼴찌다!” 선생님이 노우를 흘겨보았다.

노우는 고개를 아주 낮게 숙였고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선생님이 이어서 불렀다.

“47등…… 2등 강설정(姜雪婷), 1등 여소요(餘筱瑤).”

담임은 명단을 다 부르고 나서 내려놓더니 안색이 조금 부드러워지며 말했다.

“이번에도 소요를 칭찬해야겠구나. 소요는 수두에 걸려서 보름 동안 수업에 못 나왔는데, 오자마자 시험을 쳤지. 수학은 만점일 뿐만 아니라 전체 성적도 전교 13등을 했다. 너희들 저 애 좀 본받아라!”

“하지만 소요야, 너는 국어 성적이 좋지 않구나! 국어 점수만 좀 더 잘 받았어도 전교 3등 안에 들었을 텐데. 국어 선생님께 보충 수업을 좀 받아라!”

첫째 줄에 앉아 있던 소요는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나직하게 대답했다.

“네.”

그녀는 이런 일들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 듯했다.

“다음 시간이 국어니까 수업 잘 들어라! 노우, 너는 좀 따라와!”

담임이 노우를 불러냈다.

담임은 수학 선생님으로 40대 남성이었다.

국어 선생님 역시 40대 남성이었는데, 항상 몸에서 담배와 술 냄새가 났고 늘 술을 마시는 탓에 눈동자는 항상 핏발이 서서 탁했다.

국어 선생님이 강단에 올라와 말했다.

“너희들 아니? 우리 학년에서 만점 작문이 나왔단다. 바로 옆 반의 임풍(林風)인데, 내가 그 시험지를 가져왔으니 한번 감상해 보거라.”

과목 부장이 그 시험지를 들고 돌리자 아이들이 앞다투어 구경하며 한마디씩 했다.

“와! 글씨 진짜 예쁘다! 서예가가 쓴 것 같아!”

“와! 임풍 진짜 대단하다! 아마 세 살 때부터 글씨 연습을 했나 봐!”

여소요는 여전히 손가락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때 국어 선생님이 묘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책상에 몸을 기대었다.

지독한 담배와 술 냄새가 확 풍겨오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몸을 피했다.

그러자 국어 선생님이 말했다.

“왜 피해? 이리 와봐!”

여소요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듣기로는 국어가 네 전체 성적을 깎아먹는다면서?” 선생님이 반쯤 감긴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

여소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평소에 내 교무실에 자주 오거라. 내가 보충 수업을 제대로 해주마.” 선생님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는데, 오래된 담배 찌든 때가 낀 크고 누런 치아가 드러났다.

여소요는 고개를 숙이고 끄덕이며 “네”라고 대답했다.

……

독백:

우리 중국 대륙의 90년대생, 95년대생들, 즉 나와 내 친구들이 어렸을 때 부모님들은 그저 학교 수업 공부만 시키고 우리의 의식주만 챙겨주셨다. 집안 형편이 좀 나은 집은 예술 분야를 좀 배웠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전부였다. 우리는 그 외의 다른 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었다.

많은 일을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위험이 바로 곁에 있어도, 위험이 이미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했다.

……

며칠 뒤, 노우가 여소요의 옆자리에 배치되어 두 사람은 짝꿍이 되었다.

쉬는 시간에 여소요가 노우에게 물었다.

“담임 선생님이 왜 갑자기 너를 첫째 줄로 옮겨주신 거야?”

노우는 볼펜을 돌리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우리 엄마가 돈을 좀 썼나 보지. 꽤 많이 보냈을걸!”

여소요는 고개를 끄덕였고 딱히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선물이나 돈을 써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대륙에서는 흔하디흔한 일 아닌가?

노우는 계속 펜을 돌리며 말했다.

“네 명찰 좀 빌려줘!”

명찰은 학생의 이름과 학년, 반이 적힌 것으로, 뒷면에 옷핀이 달려 있어 교복에 다는 것이었다.

“여기!”

여소요는 명찰을 떼어 노우에게 던져주고는 놀러 나갔다.

“28, 29, 30! 야! 내가 이겼다!”

소요는 여학생들과 즐겁게 제기차기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떤 여학생이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꺼져!”

여소요와 친구들은 제기를 내려놓고 무슨 일인지 보러 갔다.

보니 한 여학생이 교복을 입지 않은 채 상의는 배꼽티를, 하의는 엉덩이는 넓고 다리는 좁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길게 늘어뜨린 앞머리가 한쪽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 여학생은 학교 건물 입구에서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엄마는 울면서 딸을 붙잡았고, 딸은 힘껏 뿌리치며 엄마에게 소리쳤다.

“꺼져!”

여소요가 옆에 있던 친구에게 물었다.

“쟤 5반 소영(蘇瑩) 아니니?”

옆에 있던 정이동(鄭怡彤)이라는 친구가 대답했다.

“맞아, 소영이야. 듣기로는 사회의 불량배들과 어울리다가 선생님께 들켜서 학부모를 부른 거래.”

“흩어져! 구경하지 마! 빨리 교실로 돌아가! 교실로!”

학생처 선생님이 나타나 구경하던 학생들을 해산시켰다.

여소요는 교실로 돌아왔다.

“여기.” 노우가 그녀의 명찰을 돌려주었다.

그녀는 보지도 않고 바로 교복에 달았다.

2000년대 대륙 중학생의 교복은 대부분 파란색과 흰색, 혹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조합된 헐렁한 운동복이었다.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모든 학생이 똑같은 옷과 똑같은 바지를 입어야 했으며 반드시 통일성을 유지해야 했다.

만약 ‘통일되지 않은’ 옷을 입으면, 그것이 평범한 코트든 원피스든 일률적으로 ‘이상한 옷차림’이라 불리며 학생처에 통보되어 벌점을 받고 비판을 받았다. 문화대혁명 시기의 비판 대회와 비슷했다고나 할까.

……

집과 학교 거리가 좀 멀어서 여소요는 기숙사생이 되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고 금요일 오후에 집에 갔다가 일요일 오후에 학교로 돌아오는 생활이었다.

“아들, 명찰 좀 떼어라. 엄마가 교복 빨아줄게.”

소요가 방학을 맞아 집에 오자 엄마가 소요에게 말했다.

이상하지 않은가?

여소요는 여학생인데 엄마는 그녀를 “아들”이라고 불렀다.

사실 중국 대륙, 특히 외동아이 가정이나 북방 지역에서는 많은 부모가 그렇게 부르곤 한다. 그들은 남녀를 구별하는 개념이 별로 없다.

아들이 곧 딸이고, 딸이 곧 아들이라고 생각한다. 대륙은 절대적인 평균주의를 받드는데, 남녀조차 똑같이 평균화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여소요가 명찰을 떼어내자 하얀 교복 천 위에 붉은 반점들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 여기요!”

“고맙다.”

여소요는 별 생각 없이 엄마에게 교복을 건넸다.

엄마는 소요의 가방을 뒤져 세탁할 옷을 찾았다.

“어라? 이 라면이랑 소시지, 과자는 왜 하나도 안 먹었니? 밤에 자주 배고프다며?” 엄마가 물었다.

“감히 못 먹겠어요! 사감 선생님이 지난주에 엄하게 단속하셨거든요. 뭐 먹는 걸 들키면 바로 학생처에 통보돼요.” 소요가 말했다.

만약 중국 대륙의 감옥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곳은 배고파도 못 먹게 하고 목말라도 못 마시게 하며, 배고프지 않을 때 억지로 먹이고 목마르지 않을 때 억지로 마시게 한다는 것을.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많은 중국 대륙의 공립학교 기숙사가 미성년 아이들에게도 이와 같은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여소요가 다니는 이 중학교에는 중등부와 고등부가 있었다. 중등부는 4개 학년이 있고 각 학년은 10개 반으로 나뉘며, 한 반에는 4~50명의 학생이 있었다.

중등부 각 반의 절반 정도는 기숙사생이고 나머지 절반은 통학생이었다. 통학생들은 학교 근처에 살아서 걸어서 등하교가 가능한 아이들이었다. 기숙사생들은 보통 다른 작은 도시에 살아서 차를 타고 다녀야 하기에 편의상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다.

오후 수업이 끝나면 통학생들은 집에 가서 밥을 먹고 다시 돌아와 야간 자율학습을 한다.

반면 기숙사생들은 반드시 선생님의 지도하에 줄을 서서 밥을 먹으러 가야 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줄을 서서 기숙사로 돌아갔다가 오후에 다시 줄을 서서 교사(校舍)로 돌아온다. 저녁을 먹고 나면 바로 줄을 서서 교사로 돌아가고, 야간 학습이 끝나면 다시 줄을 서서 기숙사로 돌아간다.

언제나 줄을 서고 대열을 정비해야 하며 배식받을 때도 줄을 서야 하니 시간이 대량으로 소모되었다. 결국 아이들에게 남겨진 식사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떤 아이가 계산해 보니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식사 시간은 매번 5~6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배를 채우지 못해 굶주리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

그렇다고 기숙사에 돌아와서 무언가를 먹을 수도 없었다. 밤에 어둠 속에서 몰래 숨어 먹어야 했으며, 들키면 통보와 처벌을 받아야 했다.

……

한편 5반의 수학 수업 시간.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다들 정신 차려라. 이번엔 7반을 이겨보자고. 자, 계속해서 문제를 풀어보자……” 선생님이 말했다.

“임풍, 이 수학 시험지는 7반 여소요의 것이다. 네가 한번 보고 문제 풀이 과정을 참고해 보렴.” 선생님이 임풍에게 말했다.

임풍이 시험지를 받아보고는 말했다.

“오! 글씨가 왜 이렇게 시원시원하죠? 필체가 거침없어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남학생인 줄 알겠어요.”

……

이번 기말고사에서도 여소요는 여전히 반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녀는 그렇게 마지막 평온한 학기를 보냈다.

독백:

내 인생은 13살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13은 아주 특별한 숫자다.

……

“네 명찰 좀 빌려줘.” 노우가 여소요에게 말했다.

“곧 체조 시작인데 빌려서 뭐 하게? 빨리 가자!” 여소요가 말했다.

“나 안 갈래.” 노우가 차갑게 말했다.

“안 간다고? 오늘 국기 게양하는 날인데 안 가면 담임 선생님한테 죽도록 혼날걸? 가자, 빨리!” 여소요는 노우를 끌고 체조를 하러 나갔다.

“전체 사생은 주목……” 선생님이 운동장 중앙의 오성홍기 아래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다들 허리 똑바로 펴!” 담임은 학생 대열 사이를 거닐며 훈계했다.

“노우, 허리 펴!”

축 처져 있던 노우의 고개가 그제야 들렸다.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 싫은 사람들아……” 방송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다들 따라 불러! 불러!” 학생처 선생님이 단상 위에서 소리쳤다.

아래에 있던 학생들이 입을 모아 노래하기 시작했다.

“중화민족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닥쳐왔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