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선생
【정견망】
“소요야! 이리 와서 전화 좀 받아라!” 담임 선생님이 외쳤다.
소요가 전화를 받으니 집에서 걸려 온 것이었는데,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소요는 서둘러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보니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었고, 할머니는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여서 다들 교대로 밤을 새우며 지키고 있었다.
소요는 할머니 침대 곁에 엎드려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마비되었던 할머니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나는 다 나았다, 이제 가야겠구나. 손녀야, 할머니가 너에게 한 가지 말해줄 게 있다. 너는 원래 ‘여(餘)’ 씨가 아니란다. 우리 가문 전체가 문화대혁명 때 박해를 받아서 조상 신주와 족보가 모두 불타버렸지. 그래서 우리 가문은 성씨를 바꿨단다. 너는 여 씨가 아니야.”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문을 열고 나가버리셨다.
소요가 깨어보니 할머니는 이미 심장 박동이 멈춘 상태였다……
할머니의 후사를 마친 후, 소요는 할아버지가 매우 상심하고 슬퍼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성씨 문제에 대해 바로 여쭙지는 못하고 그저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여 씨가 아니라면 내 성은 무엇일까?
중국인은 어째서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게 된 걸까? 중국인은 자신의 성씨를 아는 것조차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나는 16년 동안 여 씨로 살았고, 우리 아빠는 40년 동안 여 씨로 사셨으며, 내 사촌 형제자매들과 숙부, 고모들도 그토록 오랜 세월을 여 씨로 사셨는데…… 우리는 모두 자신을 여 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조상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구나.’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중국인이 죽을 때까지 자신의 성씨도 모르고 조상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까?
중공은 지난 백 년 동안 삼반(三反), 오반(五反), 문화혁명, 6.4(천안문 사태), 계획생육, 99년 파룬궁 박해, 생체 장기 적출 등 수많은 운동을 일으켜 8천만 명의 중국인을 도살하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중공이 중국 전통문화를 파괴적으로 훼손한 탓에, 수많은 중국인의 이념이 바르지 못하고 역사가 불분명해졌으며, 스승을 속이고 조상을 부정하며 도덕이 패괴(敗壞)되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살아가며 무지 속에서 업을 짓고 있으니 참으로 가련하고 비참한 일이다!
……
소요는 또 자신의 많은 동급생 집안도 문화혁명 때 성씨를 바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애신각라(愛新覺羅) 씨는 나중에 문(文) 씨로 바꿨고, 완안(完顔) 씨는 은(銀) 씨로 바꿨다. 그뿐만 아니라 아예 민족 자체를 바꾼 경우도 있었는데, 본래 만주족이나 악륜춘족(鄂倫春族)이었으나 앞뒤 가리지 않는 잔혹한 운동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한족(漢族)으로 바꿔야만 했다.
게다가 대다수 집안의 족보는 수천 년간 내려온 것일 수도 있었으나, 문화혁명이란 큰 겁난 속에서 보존될 수 없었다. 만약 홍위병에게 발각되기라도 하면 큰 죄명을 뒤집어쓰고 모함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소요는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고 사부님의 법상 앞에 향 한 대를 올린 뒤, 양손을 허스(合十)하고 말씀드렸다.
“사부님, 제자는 신전문화(神傳文化)의 순수하고 아름다움을 교내에 전파하여, 저와 인연 있는 동급생과 선생님들이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사람다운 표준을 다시 찾으며, 새로이 신(神)의 자손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
소요는 파룬따파 정견망(正見網)에 올라온 신전문화 관련 문장들을 대량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소요는 세상 사람들에게 진정한 ‘정견(正見)’을 가져다줄 수 있는 신전문화가 바로 파룬따파 정견망에 있다는 것을 깊이 알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그녀는 시와 사(詞)를 짓는 기법, 문장 쓰는 법, 고대 역사 상식 등 어문 기초 지식을 “맹렬히 공부”했다. 만약 이런 기초적인 것들을 배우지 못하면 그녀가 하려는 일을 추진할 방법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부족하면 마치 ‘찻주전자에 만두를 삶는 격이라, 속에 든 것은 있어도 밖으로 꺼내놓지 못하는’ 꼴이 될 터였다. 왜 그렇게 몰두해서 공부했을까? 그녀는 이과생이라 문과 기초가 부족했으므로, 문화를 다루려면 맹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소요는 가끔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
“깊이 따지지 않고 공부하던 일개 무부(武夫)인 내가 문화를 하겠다고 나서다니.”
고등학교 2학년 평범한 학생이 어떻게 사당(邪黨) 문화가 가득한 대륙의 교정에 신전문화가 진정으로 스며들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겉으로는 마치 천방지축 같은 이야기나 허황된 꿈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은 창세주께서 정법(正法)하시는 시대이며 대법제자가 사부님을 도와 정법하는 시대라는 점이다. 대법제자야말로 이 세계의 주인공이다.
……
“어? 너 임풍(林風) 아니니? 임풍아!”
임풍이 뒤를 돌아보더니 순간 멍해졌다.
“너…… 너구나.”
“왜그래? 나 못 알아보겠어? 어릴 때 손 잡고 놀았잖아! 잊었니?” 소요가 쾌활하게 말했다.
“너 키가 많이 컸구나!” 임풍이 웃으며 말했다.
“너 전학 간 뒤에 이사하지 않았어? 할아버지 할머니 뵈러 온 거니?” 소요가 물었다.
“응…… 응! 여기서 널 만날 줄은 정말 몰랐어.”
“참, 너한테 진상 소책자 하나 줄게! 여기!”
소요는 임풍에게 진상을 알렸고 그는 잘 받아들였다. 이야기를 더 나누던 중 소요가 그에게 물었다. “맞다, 너 공부 잘하잖아,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말만 해.”
“문학 기초 지식 좀 정리해 줄래……”
그렇게 해서 임풍은 그녀를 위해 시와 사를 짓는 법, 문장 작법의 기교와 경험 등을 많이 정리해 주었다. 나중에 소요는 임풍에게 《전법륜》 한 권을 선물했고, 임풍은 기쁘게 받았다. 소요가 꿈에서 본 바로는, 임풍은 도연명(陶淵明)의 전생이었다.
……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더니 밖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 창밖을 내다보니 기숙사 건물의 유리창이 바람에 떨어져 나간 것이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건물이 얼마나 낡고 오래되었으면 바람 한 번에 창문이 떨어질까. 이 학교는 그만큼 낡고 오래된 학교였다. 교장은 계속해서 상부에 신청을 넣어, 새 건물을 짓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낡은 건물 보수라도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번번이 승인이 나지 않아 건물은 계속 방치된 상태였고, 특히 겨울이면 창문 틈과 벽 틈으로 바람이 새어 들어와 교사와 학생들 모두 추위에 떨곤 했다.
“그만 봐라, 그만 봐. 얘들아, 곧 수리하러 올 거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학생들이 다시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이어서 말씀하셨다.
“알릴 게 하나 있다. 곧 공개 수업을 할 거다. 전교 선생님들과 간부들이 참관하러 오실 거야.”
소요의 눈이 반짝였다. 선생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생각해 봤는데,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를 강의하기로 했다!”
소요는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사부님께서 내가 이 일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시는구나.’
소요는 신전문화를 공부하는 틈틈이 학교 내의 동태를 살펴왔다. 그녀는 이렇게 계획했다.
‘션윈(神韻)이 빠르게 퍼져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세계 최고의 공연 기술뿐만 아니라, 션윈이 줄곧 주류 사회를 겨냥한 고품격 노선을 걸었기 때문이기도 해.
그렇다면 여기에도 도리가 담겨 있지 않을까?
어떤 일을 성사시키려 할 때, 자신의 위치가 그 일의 속도와 난이도를 결정한다는 것 말이야.’
‘내가 신전문화가 온 교정에 퍼지게 하고 싶다면, 먼저 나의 위치를 바꿔서 모든 사람이 나를 볼 수 있는 곳에 선다면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더 무게가 실리고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모든 사람이 나를 볼 수 있는 위치를 찾을 수 있을까?’
‘명(名)을 좀 이용해야겠어. 맞아, 명리정(名利情) 중의 명, 유명이란 명말이야.’
‘하지만 명을 빌려 쓸 뿐 명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 오직 명이 가져다주는 위치를 이용해 신전문화를 펼쳐야지, 그러지 않고 자신의 수련을 소홀히 하여 근본을 잊고 명리에 빠져든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거야.’
소요는 매 단계를 어떻게 할지 이미 계획을 세워두었으며, 계획대로 문화를 공부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선생님이 공개 수업에서 《소요유》를 가르친다는 말을 듣자 때가 왔음을 직감한 것이었다.
……
“수업 시작!”
“차렷!”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이번 수업은 대규모 공개 수업이라 강의실도 더 큰 전자 강의실로 옮겨 진행되었다. 방 안은 학교 간부들과 선생님들로 가득 찼고, 가장 높은 직급으로는 부교장까지 참석했다.
“북명(北冥)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을 곤이라 한다. 곤의 크기는 그 몇 천 리나 되는지 알지 못한다……” 학생들이 함께 낭독했다.
수업 시작 후 15분 동안은 주로 선생님이 장자와 《소요유》를 소개하고, 학생들이 본문을 낭독하며 문언문 번역 등에 답하는 내용이었다. 15분이 지나자 드디어 하이라이트 부분에 들어섰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자, 여러분이 이제 《소요유》를 어느 정도 이해한 것 같군요. 장자는 곤붕과 작은 새를 대비시켜 크고 작음, 높고 낮음의 차이를 설명했고, 이를 통해 소요와 자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곤붕과 작은 새 중 누가 더 소요하다고 생각합니까?”
학생들이 손을 들어 대답하기 시작했다. 소요는 묵묵히 앉아 손을 들지 않고 가장 적절한 기회를 기다렸다.
첫 번째 대답한 학생이 말했다.
“저는 곤붕이 더 소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이 서서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학생이 말했다.
“저는 작은 새들이 더 소요하다고 봅니다. 구속받지 않고 그렇게 힘들게 높이, 멀리 날 필요가 없으니까요.”
세 번째 학생이 말했다.
“제 생각에 둘 다 소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기다리는 바가 있는’ 존재들이라 무엇을 하든 의지할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장자는 유심론적인 낭만주의 문학가로서,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절대적인 자유를 추구했습니다.”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아주 좋아요! 이 학생은 장자가 유심론적 낭만주의 문학가라는 지식 포인트까지 짚어주었군요.”
선생님은 이 질문을 이렇게 마무리하려 했으나, 이때 여소요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답변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서려 있었다.
선생님은 서둘러 말씀하셨다.
“여기 학생, 한번 말해 보세요.”
소요가 일어나 말했다.
“곤붕과 작은 새는 진정한 소요를 얻지 못했으면서도 또한 모두 소요 속에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장자를 유심론적 낭만주의 문학가라고 부르지만, 사실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서 장자는 도가(道家) 수련인이었습니다.
도(道)란 본래 변증적인 것이며, 생성과 변화, 유(有)와 무(無) 사이의 일체 양면입니다. 이는 음양 상호 간의 ‘남음이 있는 데서 덜어내어 부족한 곳을 채워주는(損有餘而補不足)’ 끊임없는 조화 속의 우주관입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소요하지 않다고 한 것은 천지의 힘을 빌려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그들이 또한 소요하다고 한 것은 그들 역시 천지의 산물이며 천지의 조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모든 것이 천지 도(道)의 정수(定數) 안에 있는데, 소요하고 하지 않고를 어찌 따로 나누겠습니까?”
소요의 말이 끝나자 참관하던 선생님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담임 선생님도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렇군요, 아주 신선하고 변증적인 생각이에요. 수천 년 전 장자와 정말 불꽃 튀는 교감을 나눈 것 같네요.”
수업은 계속되었고 잠시 후 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곤은 왜 붕으로 변해야 했을까? 장자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 학생이 답했다.
“더 높이 서서 더 멀리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장자는 높이 서서 멀리 보고 싶다면 노력해서 위로 날아올라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입니다.”
두 번째 학생이 답했다.
“더 자유로워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노력할수록 더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입니다.”
선생님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때 소요가 다시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은 기쁘게 말씀하셨다.
“그래! 네가 말해 보렴!”
소요가 일어나 말했다.
“장자는 왜 곤이 붕으로 변한다고 썼을까요? 우리는 장자의 또 다른 고사인 ‘장주몽접(莊周夢蝶)’을 알고 있습니다. 장자는 왜 자꾸 ‘변화(化)’나 ‘꿈(夢)’을 빌려 한 역할에서 다른 역할로 전환되는 것을 설명했을까요?
그것은 그가 사람들이 늘 가상과 역할에 속박되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커서까지 다양한 역할을 연기합니다. 어릴 때는 학생이고 커서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죠. 수많은 역할 연기 속에서, 꿈과 변화 속에서 점차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려, 진정으로 대도(大道)에 동화되어 소요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장자는 사실 우리에게, 곤이 곤에 집착하지 않고 붕이 붕에 집착하지 않을 때 비로소 진정한 소요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밑에 있던 선생님들이 다시 토론을 시작했다. 한 선생님이 말했다.
“이거 애(艾) 선생이 미리 설계한 거 아닌가요? 미리 짠 거 아니면 고2 학생이 이런 깊이가 나올 수 있나요?”
다른 선생님이 답했다.
“하지만 애 선생님도 꽤 당황한 기색인데요……”
선생님이 시간을 확인하고 말씀하셨다.
“이제 마지막 질문 하나 남았군요. 좋습니다, 계속하죠. 여러분은 장자의 작품을 좋아합니까? 여러분 마음속의 장자는 어떤 모습인지 묘사해 보세요.”
이번에는 반 학생 중 누구도 감히 손을 들지 못했다. 뒷좌석의 선생님들은 여전히 웅성거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안 되겠네요, 다른 사람 시키지 않겠습니다. 여소요, 네가 말해 보렴! 다들 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 같구나!”
순간 방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소요가 웃으며 일어나 말했다.
“저는 장자의 작품을 매우 좋아합니다. 장자가 수련인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직 수련인만이 이런 상상력과 안목을 가질 수 있고, 속인이 보지 못하는 호로병 속의 천지(壺中天地)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과학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자랑하며, 과학이 이제야 사람의 눈에 보이는 색깔이 빛의 색깔에 달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천 년 전 우리 장자께서는 이미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하늘이 푸르고 푸른 것이 과연 본래의 색인가? 아니면 너무 멀어서 끝이 없기 때문인가?’
장자는 수천 년 전에 이미 수천 년 후의 사람들을 예견하셨습니다. 아침에 났다가 밤에 죽는 버섯은 밤낮의 바뀜을 모르고, 여름에 살다 죽는 매미는 봄가을을 모른다는 말처럼, 자신을 수련할 줄은 모르고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사람들을 말입니다.
장자 같은 분을 그저 문학가라고 표현하는 것은 너무 옹졸하지 않을까요? 제 마음속의 장자는 성현(聖賢)이자 선지자이십니다. 장자는 또한 우리에게 ‘내면과 외면의 구분을 정하라(定乎內外之分)’고 가르치며, 진아(眞我)를 되찾아야만 진정한 소요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학교 간부들도 참지 못하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막 결론을 내리려는데 부교장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잠깐! 학생, 말을 아주 잘하는 것을 보니 시도 곧잘 지을 것 같군요. 우리에게 시 한 수 지어줄 수 있을까?”
이것은 분명 난처한 요구였지만 소요는 생각했다.
‘부교장 선생님이 이런 요구를 하는 것도 어쩌면 사부님께서 안배하신 것일지도 몰라. 그럼 지어야지!’
모두가 웅성거리자 선생님이 소요를 위해 대충 둘러대며 넘어가려 했으나, 소요의 읊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도소요가장풍(大道逍遙駕長風, 대도에서 소요하며 긴 바람을 타니)
조화천지만물생(造化天地萬物生, 천지를 조화하여 만물이 생겨나네)
말세과학장심목(末世科學障心目, 말세의 과학은 마음의 눈을 가리고)
균고난견곤여붕(菌蛄難見鯤與鵬, 버섯과 매미는 곤붕을 보기 어렵다네)
신전문화유심의(神傳文化有深意, 신전문화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으니)
경전비시공여명(經典非是功與名, 경전은 공명이나 꾀하려 함이 아니로다)
정호내외심본성(定乎內外尋本性, 안팎을 정해 본성을 찾으니)
반본귀진도자성(返本歸眞道自成, 반본귀진하면 도는 절로 이루어지네)
……
순간 방 안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 일로 소요는 단번에 유명해졌다.
독백:
나중에 이 부교장 선생님은 나를 알게 되었고 나에게 아주 잘해 주셨다.
이번 공개 수업으로 나의 어문 선생님이자 담임인 애(艾) 선생님도 큰 명예를 얻게 되었고, 선생님은 나를 더욱 아끼게 되었다.
덕분에 학교의 강연이나 동아리 활동 등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애 선생님은 나에게 우선권을 주셨다. 이로써 내가 하고자 했던 일에 성공의 발판이 한 걸음 더 마련된 셈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5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