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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5 (23)

화본선생

【정견망】

“절영새와(折盈賽瓦)가 왔다! 절영새와가 나타났다! 빨리 주군께 보고 드려라!”

한 관원이 황급히 말했다.

나청도 이 소식을 듣고 동료들과 함께 논의하며 말했다.

“이 절영새와에 대해서는 나도 일찍이 들어본 적이 있다. 그는 부주(府州)의 절영덕의(折盈德扆) 수하의 상승(常勝)장군이 아니던가? 우리 적국의 대장인데, 지금 우리 진양성에 나타났으니 필경 우리 주군을 암살하려는 것이리라!”

부주의 절영덕의는 후주(後周)의 절도사였다. 북한(北漢) 사람들이 말하는 적국은 바로 후주를 가리킨다.

다른 동료가 분석하며 말했다.

“만약 그 곽가(郭家 역주: 후주 창업주가 곽위라 곽가라 칭함) 놈들이 교활한 마음을 품은 게 사실이라 해도, 암살자가 자행하기도 전에 자기 이름을 밝히는 법이 어디 있겠나?”

계업(繼業)도 곁에서 이 대화들을 듣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동료가 말했다.

“그럼 요나라의 모함일까? 원한을 부추기려고?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우리 진양과 개봉은 이미 자식을 죽인 철천지 원수 사이인데, 굳이 더 부추길 이유가 있겠나?”

또 한 동료가 자신 있게 말했다.

“그 늙은 강족(羌族) 놈들은 마음이 단순해서, 어쩌면 기분이 좋아서 이름을 밝혔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 사람의 솜씨는 분명 강족 장수의 솜씨였다네.”

“그럼 그가 무엇 하러 왔겠나?”

“당연히 암살하러 왔겠지! 설마 우리 진양성에 놀러 왔겠나?!”

……

“새와, 소식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어. 성문도 이렇게 일찍 닫히고, 지금 진양성 전체에 우리 수배령이 내려졌어. 오늘 밤에 당장 도망가자!” 대외(大巍)가 말했다.

새와는 침대에 누워 손으로 구슬 비녀를 만지작거리며 느긋하게 말했다.

“무슨 도망이야? 우리가 이 옷만 갈아입으면 아무도 못 알아봐.”

밤이 되자 대외는 마음이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새와는 달콤하게 잠이 들어 있었다. 대외는 생각했다.

‘내가 후성문(後城門)에 가서 나갈 기회가 있는지 보고 와야겠다.’

대외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새와가 몸을 뒤척이다 손으로 옆을 더듬어보니 비어 있었다. 깜짝 놀란 그는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큰일이군, 미아(薇兒)가 분명히 후성문으로 갔을 거야. 지금 전후 성문에는 분명히 수많은 매복이 있을 텐데, 적들이 독 안의 쥐를 잡으려 기다리고 있을 거야! 에구!”

그는 검을 들고 후성문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외는 후성문에 도착하자마자 매복에 걸려 관병들과 고전하고 있었다.

새와가 후성문에 도착해 그 광경을 보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나를 정말 높게 평가해 주는구나! 나 하나 잡으려고 이렇게 많은 병사를 쓰다니! 오늘 나와 미아 중에 한 명만 나갈 수 있겠구나!”

대외가 당해내지 못할 찰나, 갑자기 또 다른 장수 하나가 뛰어들었다. 이 장수는 청검을 손에 쥐고 몸놀림이 건장하며 검법이 민첩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여러 병졸에게 상처를 입혔다. 게다가 상처 부위는 모두 손목이나 호구(虎口)였기에 그들은 장창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 아! 아!……”

손을 다쳐 장창을 내던진 병졸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새와는 대외의 앞을 막아서며 관병들과 싸웠다.

“이건 또 어디서 나타난 놈이냐?! 이놈은 왜 이렇게 더 강해? 대체 누구야?” 부지휘사 나청이 소리쳤다.

“빨리! 빨리 전문(前門)을 지키는 양(楊) 지휘사께 알려라!” 나청이 외쳤다.

새와가 그 소리를 듣고 생각했다.

‘안 되겠다! 반드시 빨리 벗어나야 해!’

새와는 대외에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발로 땅에 떨어진 장창 하나를 차올렸다. 창끝을 성벽에 대고 그 반동으로 가볍게 뛰어올라 몇 번을 날듯이 오르더니 성벽 꼭대기에 올라서서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탁발미아(拓跋薇兒)! 네가 절영새와를 사칭한 공이 크다! 어서 돌아가서 상을 받거라!”

군사들이 의아해하는 사이, 성벽 위에서 밧줄 하나가 내려왔다. 탁발미아는 밧줄을 붙잡고 빠르게 기어 올라갔다.

“화살을 쏴라!”

새와는 장창을 휘두르며 성벽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동시에 양손으로 화창(花槍)을 부렸다. 날아오는 화살들이 모두 급속도로 회전하는 창에 맞아 옆으로 튕겨 나갔고, 덕분에 탁발미아는 무사히 성벽을 기어 올라가 도망칠 수 있었다.

새와의 이 솜씨에 병사들은 넋이 나갔다. 나청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절영화창(折盈花槍)! 절영화창이다! 그가 진짜 절영새와다!”

새와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 제법 안목이 있구나!”

하지만 병사들이 구름처럼 몰려왔고 병사들 뒤에는 궁수들이 있었다. 다시 몸을 돌려 성벽 밖으로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했다. 몸을 돌리는 순간 등 뒤로 화살을 맞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포위망을 뚫고 성 안으로 도망쳤다.

그제야 양 지휘사가 후성문에 도착했다. 나청은 얼굴에 땀을 흘리며 말했다.

“아이구! 이 절영새와는 정말 대단하네요……”

나청은 방금 절영새와가 화창을 부리며 성벽 위에서 날아 내려와 화살비를 쓸어버린 광경을 계업에게 알려주었다.

본래 표정 변화가 없던 계업의 눈썹이 꿈틀하더니 눈빛에 광채가 스쳐 지나갔다.

계업이 성벽 앞 땅을 바라보니 과연 부러진 화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이미 관병들에게 추격하라고 일렀네. 그는 아직 성 안에 있으니, 성을 수색하면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것이야!”

그러나 양 지휘사는 말했다.

“서두를 것 없네. 일단 주군께 보고드린 후에 결정하지.”

“그것도 좋겠군!”

다음 날, 진양성에서 수색이 시작되었다.

심야까지 수색이 이어졌지만 찾지 못했다.

삼경(三更)이 되었을 때, 양 지휘사는 관병들을 데리고 어느 객잔에 도착했다.

양 지휘사가 정중하게 말했다.

“주인장, 심야에 객실을 조사하게 되어 참으로 송구하오. 실례가 많으나 양해를 바라오.”

“나리, 별말씀을요. 어서 들어오십시오.”

여주인은 관병들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2층 투숙객들은 모두 여인들입니다.”

양 지휘사가 다시 말했다.

“오, 그럼 주인장께서 직접 문을 두드려 주시오. 우리는 문밖에서 기다리겠소.”

“똑, 똑, 똑.”

“아가씨, 관가 나리들이 조사하러 오셨으니, 번거롭겠지만 옷을 잘 챙겨 입고 문 좀 열어주게나.”

안에서 아양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밤중에 누구세요?”

여주인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상황을 설명했다.

안의 아가씨가 또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관가 나리들이시군요. 지금 곧 나갈게요, 아이고! 발목을 삐었네, 아이고……”

“아가씨, 조심하세요. 겁먹지 마십시오. 우리는 그저 암살자를 수색하는 중입니다.”

문밖의 한 관원이 말했다.

하지만 양 지휘사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문이 열리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아가씨가 나타났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것이 정말 잠에서 덜 깬 모습이었다.

관병들이 방 안을 조사하는 동안, 그녀는 긴 머리를 얼굴 옆으로 늘어뜨려 반쪽 얼굴만 드러낸 채 애교 섞인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시선 하나가 묵묵히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가 천천히 눈을 들어보니, 바로 양 지휘사가 눈을 떼지 않고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의외로 숨기지 않고 그를 마주 보았다. 물결치듯 그윽한 눈매에는 오만함이 살짝 서려 있었으나, 곧바로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나리, 없습니다.”

“좋다, 다음 방으로.”

그녀가 막 문을 닫으려는데 그가 갑자기 문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편히 쉬시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

이틀이 더 지난 밤, 그녀는 마침내 상대방이 방심했다고 판단했다. 그녀는 술창고에 숨겨두었던 장검을 꺼내 성을 나갈 준비를 했다.

그녀는 발꿈치를 들고 빠르게 달리며, 때로는 지붕을 타고 벽을 타기도 했고, 때로는 전후좌우를 살피며 미행이 있는지 확인했다.

곧 그녀는 한 성벽 앞에 도착했다. 사방을 살핀 후 위험이 없음을 확인하고 막 떠나려 할 때,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아가씨, 어디로 가시오?”

그녀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재빨리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녀가 웃으며 뒤를 돌아보니 바로 양 지휘사, 양계업(楊繼業)이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이 낮에는 성문을 꽉 닫아놓아서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갔잖아요. 그래서 밤에 나갈 수 있는지 보러 온 거예요!”

양계업이 웃으며 물었다.

“아가씨, 그렇게 급히 성을 나가서 무엇을 하려 하시오?”

그러자 그녀가 갑자기 사나운 기색으로 변했다.

“상관 마세요!”

말을 마침과 동시에 검을 뽑아 찔러왔다. 양계업은 몸을 날려 피했고, 두 사람은 한 명은 창을, 한 명은 검을 쓰며 싸우기 시작했다.

몇 합을 겨루기도 전에 그녀는 양계업의 ‘경공(輕功)’이 예사롭지 않음을 발견했다! 그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다시 그녀의 뒤에서 나타나곤 했다.

그래서 그녀는 도저히 그를 맞힐 수 없었다.

그는 피하면서 말했다.

“당신의 절영화창을 좀 보고 싶구려! 어서 검을 내려놓고 내 창을 쓰시오! 우리 서로 바꿉시다!”

새와가 말했다.

“속이지 마세요! 내가 검을 내려놓으면 바로 생포할 것 아닌가요!”

그가 다시 말했다.

“안 내려놓아도 좋소, 안 내려놓고도 바꿀 수 있으니.”

새와가 한참 싸우던 중, 갑자기 손에 쥐고 있던 검이 정말로 장창으로 변해 있었다!

그녀는 창을 쥔 채 싸움도 잊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 모습이 어리벙벙하면서도 귀여웠다.

그녀는 도대체 양계업의 솜씨가 얼마나 빠르기에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검을 가로채고 창을 손에 쥐여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서! 한바탕 보여주시오, 내가 좀 보게!” 양계업이 말했다.

그러자 새와의 입술이 점점 삐죽거리더니 눈가에 눈물이 맺히며 말했다.

“한바탕 보여달라고요?! 내가 무슨 광대인 줄 알아요!”

말을 마치고는 창을 내던지더니 땅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

“으아아…… 으앙…… 그날부터 당신 눈빛이 심상치 않다 했어! 이 비겁한 놈! 당신은 내가 절영새와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지! 파렴치한 놈!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모욕하다니! 으앙……”

“아이고…… 울지 마시오! 아니, 왜 우는 거요? 울지 말라니까, 허어……”

그녀는 더욱 심하게 울었다. 그야말로 비 맞은 배꽃처럼 슬프고 절망적인 모습이었다.

양계업은 하는 수 없이 무기를 내려놓고 곁에 쭈그리고 앉아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녀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몸을 날려 그의 팔을 비틀어 땅바닥에 눌러버렸다. 그녀가 말했다.

“나를 보내줘요! 안 그러면 나를 잡아도 당신 팔은 못 쓰게 될 줄 알아요!”

“좋소, 성문을 열어주겠소.”

“성벽 위로 넘어가면 돼요.”

“안 되오, 성벽 밖에는 기관이 설치되어 있어서 무사히 넘어가더라도 다치게 될 것이오.”

절영새와는 서서히 양계업의 팔을 놓아주었다.

“나를 따라오시오.”

절영새와는 말없이 그를 따라갔다.

성문 근처에 이르자 양계업이 성문을 열어주었다. 새와가 보니 문밖에 말 한 필이 서 있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 물어보려 했으나 성문은 이미 닫혀버렸다.

절영새와는 말에 올라 부주 방향으로 질주했다……

방으로 돌아온 양계업은 품속에서 그 종이 쪽지를 다시 꺼내 반복해서 읽어보았다……

부주(府州)

“아저씨! 새와가 진양성에 갇혔어요!”

“뭐라고?! 유숭(劉崇)의 소굴에 가서 무엇을 한단 말이냐?! 사고뭉치 계집애 같으니라고!”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양성의 연지가 기가 막히게 좋다고 하니, 새와가 저를 끌고 남장을 한 채 진양으로 놀러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가…… 부주의하게 절영새와의 이름을 밝히는 바람에, 진양성에서 우리를 대대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새와는 저를 구하기 위해 성 안에 갇혔습니다.”

절영덕의는 눈가에 이슬이 맺힌 채 탁자를 치며 비통하게 말했다.

“끝장났구나! 끝장났어! 내 딸아이가 분명히 그놈들에게 해를 당했을 것이야!”

……

“군대를 출동시켜라! 아가씨를 구출하라!”

절영덕의의 명령 한마디에 군대는 진양성을 향해 출발했다.

……

“더는 수색할 필요 없네. 절영새와는 이미 성을 나갔어.” 계업이 나청에게 말했다.

나청이 물었다.

“그가 떠난 것을 자네가 어찌 아는가?”

계업이 답했다.

“내가 어젯밤에 그를 성 밖으로 보내주었네.”

나청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

“그럼 이건 어떤 계략인가?”

계업이 말했다.

“무슨 계략 같은 건 없네. 그냥 보내준 것이야.”

나청이 경악하며 그를 바라보자 계업이 덧붙였다.

“그는 여자였네.”

나청은 턱이 빠질 정도로 더 크게 놀라며 말했다.

“뭐라고?! 절영새와가 여자였단 말인가?!”

계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네. 절영새와와 탁발미아는 그날 우리가 연지 가게에서 만났던 연지를 고르던 그 두 사내놈들이었어. 둘 다 남장을 했던 것이지. 어젯밤에 그녀가 몰래 성을 빠져나가려던 것을 내가 현장에서 붙잡았네. 그런데 울고불고 생떼를 쓰며 악을 써대는데, 사내대장부가 어찌 여자를 괴롭힐 수 있겠나? 그래서 성 밖으로 보내줄 수밖에 없었네. 이제 주군께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벌을 달라고 청할 생각일세.”

나청은 그날의 일을 회상하며 감탄했다.

“여자가 어쩜 그렇게 잘 먹는단 말인가?! 정말 소 같은 식성이었네.”

계업은 유숭을 만나 어제 절영새와를 풀어준 경위를 설명했다. 유숭 역시 그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암살자를 풀어주었느냐?”

그가 답했다.

“주군, 절영새와는 암살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저 진양성에 놀러 온 것이었습니다. 요 며칠간 소장이 연지 가게, 비녀 가게, 주루와 식당, 기원 등 그녀가 다녀간 모든 곳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가게 주인들은 한결같이 그녀와 탁발미아가 온종일 물건을 사고 먹고 마시며 즐겁게 떠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어찌 이토록 요란한 암살자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장님 소녀를 돕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며 이름까지 밝혔으니, 이는 도저히 암살을 꾀하는 자의 행위가 아닙니다!”

유숭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일단 양계업을 하옥시키고, 이 일을 계속 조사하도록 하라!”

양계업은 대옥(大牢)에 갇히게 되었다.

……

절영덕의가 대군을 이끌고 진양성으로 향하던 중, 멀리서 한 여인이 말을 타고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바로 절영새와였다.

“워!”

“아가씨다! 아가씨가 돌아오셨다!”

절영새와와 절영덕의의 군대가 서로 마주쳤다.

절영덕의는 기뻐 어쩔 줄 몰랐고, 절영새와는 아버지에게 며칠간의 겪은 일을 털어놓으며 다시 말했다.

“아버님, 이왕 여기까지 오셨으니 진양을 짓밟아버리는 게 어떠세요? 이 딸의 억울함을 달래주셔야죠!”

절영 가문의 사람들도 앞다투어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찌 우리 아가씨를 암살자로 몰아세운단 말입니까? 진양을 쳐부숩시다!”

그러나 절영덕의는 말했다.

“이번 일은 돌발적이라 주군께 보고도 드리지 못하고 군사를 일으켰다. 이제 새와가 돌아왔으니 더는 군사를 움직일 명분이 없구나.”

절영새와의 오빠 절영호(折盈護)가 말했다.

“아버님(父帥), 이미 이 일의 전말을 담은 장계를 써서 주군께 올리지 않으셨습니까? 만약 지금 그냥 돌아간다면, 주군께서 나중에 전황을 물으실 때 무엇이라 답하시겠습니까? 길에서 누이를 만나 그냥 돌아왔다 하면 주군께서는 저희를 가볍고 신의 없는 자들이라 여기실 것입니다.”

절영덕의는 여전히 고민에 잠겼다.

절영새와는 아버지가 대답이 없자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버님, 군사를 내시든 말든 저는 공연히 누명을 쓸 수 없어요. 반드시 제 결백을 밝혀내고 말 거예요!”

절영덕의가 생각하니 절영호의 말이 일리가 있었고, 딸의 성미를 보니 이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 같아 군대를 계속 진양으로 진격시키기로 동의했다.

절영새와는 다시 전마에 올라타 기쁜 마음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마치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진양성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대옥에 갇힌 양계업은 다시 그 종이 쪽지를 꺼내 반복해서 읽어보았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