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正明)
【정견망】
연공장(煉功點)에 서 있는 그 벚나무는 고요히 그곳에 서 있다.
일 년 사계절, 봄·여름·가을·겨울 동안, 그것은 묵묵히 이 익숙한 땅을 지켜보며, 대법제자들이 날마다 해마다 바람과 서리, 눈과 비 속에서도 한결같이 비바람을 무릅쓰고 지속해 온 연공 모습을 증명하고 있다.
이른 아침, 도시가 아직 잠에 빠져 있고 날이 희미하게 밝아올 때, 연공장에는 이미 저 우아하고 상화(祥和)한 연공 음악이 울려 퍼진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멜로디가 공기 중에 흐르고, 대법제자들의 정돈되고 유연한 동작과 어우러져 마치 이른 아침의 대지에 안식과 상화함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이어 나직하고 낭랑한 법을 읽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는 평화롭고 견정하며, 구구절절 이른 아침의 공기 속으로 융합되고, 또한 이 땅의 기억 속으로 융합되어 들어간다.
벚나무는 이 익숙한 음악을 듣고, 매일 끊이지 않는 이 법공부 소리를 들으며, 고요히 대법제자들과 동행하여 하나 또 하나의 새벽을 지나왔다.
봄이 오자 벚꽃이 피어나고, 분홍빛과 흰색의 꽃잎이 가지에 가득 얹히며, 산들바람이 살랑이자 꽃잎이 바람을 따라 나부껴 떨어져 마치 온화한 꽃비와도 같다. 연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제시간에 이곳으로 와서, 꽃향기와 아침 햇살 속에서 연공하고 법을 공부한다. 그 순간, 사람과 자연은 마치 하나로 융합된 듯 고요하고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여름날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햇살이 뜨거우며 잎이 무성하고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땀방울이 옷을 적실지라도, 대법제자들은 여전히 이 익숙한 연공 장소를 지켜낸다. 이른 아침의 음악은 여전히 울려 퍼지고, 법공부 소리는 여전히 명확하다. 벚나무는 무성한 그늘을 드리워 마치 묵묵히 이 일찍 일어난 모습들과 함께하는 듯하다.
벚나무는 말이 없지만 모든 것을 증명해 왔다.
그것은 봄날의 꽃이 핌을 증명했고, 겨울날의 지켜냄 또한 증명했다. 세월의 흐름을 증명했고, 대법제자들이 수련의 길 위에서 보여준 지속과 봉사 또한 증명했다.
해마다 날마다, 다섯 가지 우아한 연공 음악은 이른 아침 가장 익숙한 멜로디가 되었고, 나직하고 낭랑한 법공부 소리는 사계절의 교체 속에서 가장 영원한 울림이 되었다.
꽃이 피고 지며,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진다. 벚나무는 생명의 성쇠와 교체를 겪고 있지만, 연공장 위의 모습들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인 견정함을 드러낸다.
어쩌면 벚나무는 수련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방식으로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봄의 희망을 보았고, 여름날의 지켜냄을 보았으며, 가을의 침전(沈澱)을 보았고, 겨울날 속의 강인함을 보았다.
나무는 사계절이 있고, 사람에게는 초심(初心)이 있다.
벚꽃은 해마다 피고 지며 세월은 조용히 흘러가지만, 저 익숙한 음악은 여전하고 저 낭랑한 법공부 소리도 여전하며, 지속해서 수련하고 선(善)을 향해 나아가는 그 마음들 또한 여전히 이른 아침의 햇살 아래서 밝게 빛나고 있다.
훗날 사람들이 다시 이 벚나무를 떠올릴 때, 어쩌면 가장 잊기 힘든 것은 봄날의 저 한 나무 가득한 화려한 꽃송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른 아침 속에서 추위와 더위에 아랑곳없이 언제나 한결같았던 그 모습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풍경은 꽃이 피어날 때의 화려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월의 깊은 곳에 있는 저 오랜 시간 변함없는 지켜냄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공장의 벚나무는 여전히 고요히 그곳에 서서 다음 봄을 맞이할 것이며, 저 익숙한 음악을 들으며 또 한 해의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증명해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