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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3 (1)

화본선생

【정견망】

건곤 한가운데 한 알의 먼지,
삼계라 하는데 가면 오지 못하네.
아득한 천지는 늘 바뀌고 변하는데,
상전벽해 속에 달은 차고 기우누나.
이 경계를 누가 만들었는지 아는가?
오직 홍우(洪宇)의 위기를 구하기 위함이라.
화로에 넣어 신우주의 신을 다시 만드시니,
큰 자비로 거센 물결 돌려세우셨네.

乾坤正中一塵微,
名曰三界來無歸。
茫茫天地常更迭,
滄海桑田月盈虧。
可知此境是誰造?
只爲解救洪宇危。
回爐重塑新宇神,
力挽狂瀾大慈悲。

삼계(三界)는 수많은 세월 상전벽해를 겪으며 천지가 파괴되었다가 다시 창조되고, 창조되었다가 다시 파괴되기를 반복했다. 대본을 짜서 연기하고, 연기했다가 다시 짜기를 되풀이하며…… 어느덧 80기(紀)의 공연이 끝났고, 이제 제81기의 이야기가 서막을 올렸다.

어느 날, 삼계 위쪽에서 두 보살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보살이 물었다.

“이번 기(紀)가 개원(開元)한 지 벌써 수만 년이 흘렀는데, 옥제(玉帝)의 자리는 정해졌습니까?”

다른 보살이 답했다.

“이미 정해졌습니다.”

보살이 다시 물었다. “이번 기의 옥제는 지난 기의 부족함을 보완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보살이 답했다.

“그러할 것입니다. 지난 기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음양의 조화가 깨져 양(陽)은 더 양해지고 음(陰)은 더 음해지는 일을 막고자 이번 기의 옥제는 겸손하고 온화하며 무한한 흉금을 지닌 분으로 모셨습니다. 또한 이번 기의 왕모(王母) 역시 단정하고 위엄 있는 분입니다.”

그 보살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이번 기원(紀元)이 시작된 이 상계(上界)의 수많은 왕과 주(主)들이 잇따라 세상으로 내려왔으니, 이번 공연은 분명 다채롭고 절묘할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왕과 주들이 워낙 많아 다툼과 전쟁이 잦을까 함이니, 이번 기 삼계의 주인은 큰 도량을 지녀 능히 포용하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다른 보살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포용하고 인내할 줄 알아야 참된 대장부지요. 이번 기의 왕모 또한 뭇신이 거듭 숙고한 끝에 더욱 위엄 있는 분으로 결정했습니다. 하나는 음(陰)을 구제해 양을 돕기 위함이요, 다른 하나는 여인들의 정결(貞潔)한 본색을 수호하기 위함입니다……”

두 보살은 이야기를 나누다 동시에 시선을 삼계로 옮겼다…….

삼계의 정점인 무극대라천(無極大羅天)에서도 두 도가(道家) 진인이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태상노군(太上老君), 원시천존(元始天尊), 통천교주(通天敎主)의 사부인 홍균노조(鴻鈞老祖)였다.

홍균이 입을 열어 물었다.

“내 아들에게 몇 겁(劫)이 남았느냐?”

다른 이가 답했다.

“이제 단 두 겁만 남았습니다. 주심겁(誅心劫)과 인심겁(刃心劫)입니다.”

홍균은 수염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곁에 있는 동자에게 분부했다.

“아들을 본 지 오래되었구나. 가서 청허(青虛)를 불러오너라!”

청허는 누구인가? 세상 사람들은 홍균노조에게 태상노군, 원시천존, 통천교주라는 세 제자만 있는 줄 알지만, 사실 도가 사부는 비교적 편애하는 마음이 있어 흔히 ‘관문 제자(關門弟子, 마지막 제자)’를 따로 둔다. 이 관문 제자는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며, 사부에게서 더 높고 깊은 공법을 비밀리에 전수받는데, 즉 진전(真傳) 공법이라 할 수 있다.

홍균노조가 “내 아들”이라 부르는 청허가 바로 그의 관문 제자다. 이 청허 또한 평범한 인물이 아니니, 바로 동승신주(東勝神州)의 주인으로서 ‘동승현부 청허왕(東勝玄府青虛王)’이라 불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청허가 동자의 작은 배를 타고 무극대라천에 도착했다. 왜 배를 타고 왔을까? 무극대라천은 삼계의 정점에 있어 몇몇 도가 노조(老祖) 외에는 그 어떤 생명도 올라올 수 없는데, 이 작은 배가 바로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려한 눈썹과 차가운 미목을 지닌 영웅적인 기상의 청년이 배를 타고 늠름하게 다가왔다. 머리에는 옥관(玉冠)을 쓰고 푸른 적삼(青衫)을 입었는데, 그 청색은 검은색이 아니라 바다색과 초록색 사이의 오묘한 청색이었다. 맑고 깨끗하여 속세의 기운이 전혀 없었다.

그 청년은 배에서 내려 동굴 입구에서 세 번 절하고,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와 다시 세 번 절했다. 홍균노조의 좌석 앞까지 와서 다시 세 번 절을 올리며 말했다.

“도아(徒兒 아들과 같은 도제)가 사존(師尊)을 뵙습니다.”

홍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일어나거라!”

청허가 일어났다.

홍균이 다시 말했다.

“내 아들을 오랜만에 보니 안색이 조금 야위었구나.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은 모양이다.”

청허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자가 어리석고 우둔하여 아무리 정진해도 도법(道法)의 진의를 깨우치기 어려우니, 어찌 게을리할 수 있겠습니까?”

홍균은 청허를 자애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얘야, 내 오늘 너를 부른 것은 물건 하나를 전해주기 위함이다.”

그러고는 품에서 책 한 권을 꺼내 청허에게 건네주었다.

이어 말했다. “이것은 본래 술류(術類) 비법서다. 돌아가서 잘 깨우치고, 그 안에 적힌 선법(仙法)과 신통을 많이 연습하거라. 훗날 반드시 쓰일 데가 있을 것이다.”

청허는 두 손으로 책을 받들고 읍하며 말했다. “제자, 명을 받들겠습니다!”

홍균은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동주(東洲)로 돌아가거든 반드시 정진하여 수행하거라.”

청허는 고개를 끄덕이며 절을 올리고 떠났다. 홍균은 청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원시천존에 대해 말하자면, 그날 그는 통천교주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통천의 한 어린 도제가 와서 아뢰었다.

“사부님! 소보(少寶)가 곤륜산에서 백호에게 다리 한쪽이 부러졌습니다. 다보(多寶)가 소보의 원수를 갚아주러 갔는데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부님, 곤륜산 그 지계가 워낙 괴상하고 사악한(忒邪性) 다보에게 무슨 위험이라도 생긴 것 아닐까요?”

통천교주는 바둑판에 집중하느라 수 한 점 두지 못한 채 대답도 하지 않았다.

원시천존이 가볍게 “흥” 비웃으며 말했다.

“듣기로 곤륜산의 그 백호는 결코 무고한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더군.”

통천교주는 고개를 들어 사형을 한 번 흘겨보고는 수를 하나 두며 말했다.

“사형의 이 수는 정말 ‘예상 밖’이군요!”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제자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남의 다리를 부러뜨렸느냐?”

그 어린 도제가 답했다.

“사존님, 소보가 며칠 전부터 농질(蠪蛭) 아홉 마리를 길렀는데, 사제들이 곤륜산 물이 좋다기에 소보가 그 영수들을 데리고 곤륜산에 산책을 나갔답니다. 그런데 아홉 마리 농질이 모두 그 백호의 발톱과 어금니에 참혹하게 죽었고, 소보가 노해서 백호와 싸우다가 그만… 다리 한쪽이 부러졌습니다.”

원시천존은 그 말을 듣고 다시 “허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제, 이번 판은 자네가 지겠구먼.”

통천교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명령했다.

“가라! 옥두(玉斗)에게 사상탑(四象塔)을 지니고 가서 다보를 찾아오라고 해라. 겸사겸사 그 축생도 잡아 오고!”

어린 도제가 대답했다.

“명을 받듭니다!”

바둑 한 판이 끝나고 원시천존이 승리했다.

천존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사제, 나는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가네. 자네는 여기 앉아 차나 좀 더 마시게나.”

통천이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돌아가겠습니다.”

통천교주가 소매를 뿌리치며 떠나자, 원시천존은 손가락을 튕겨 점을 쳐보고는 기쁜 기색을 띠며 곤륜산으로 향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8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