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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해삼국 (3): 첫머리에서 제왕의 실덕(失德)을 논하다

유여(劉如)

【정견망】

저자가 “도원결의(桃園結義)”를 이야기함에 있어 반드시 고사(故事)의 배경을 설명해야 하는데, 이 배경 설명은 오늘날의 소설과는 다르다. 그것은 매우 관건적인 것으로, 천하의 대세는 나뉘어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져 오래되면 반드시 나뉘게 된다는 치란흥쇠(治亂興衰)의 근원과 황건 반란의 유래를 밝히고 있다. 역사에 대한 관점이 조금도 모호하지 않다. 이 부분의 역사관을 명확히 알지 못하면 고사의 참뜻을 진정으로 깨달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원문이 묘사한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소설이 삼국의 형성과 쇠망의 역사 과정을 다루고 있기에 한(漢) 말기부터 붓을 들게 되는데, 많은 이가 중국 대륙의 현대 백화문 번역본을 보면 “동한 말기, 정치가 부패해 황건 농민 기의(起義)를 유발했다”라는 식의 몇 마디 문장만을 보곤 한다.

여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삭제되었을 뿐만 아니라 황건에 대한 인식도 저자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사실 책 속에서 장각(張角)의 황건군(黃巾軍)은 ‘황건적(黃巾賊)’이라 불리며 농민 기의가 아닌 역도로 묘사되는데, 이것이 바로 역사에 대한 저자의 견해다. 우리가 이해하든 그렇지 않든 반드시 저자의 본의를 복원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이러한 인식을 가졌을까? 배경 속에 그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명히 해야만 유비, 관우, 장비가 의군을 탄압하는 부정적인 인물이 되지 않고 수많은 백성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문은 먼저 천하 대세가 나뉘어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져 오래되면 반드시 나뉜다는 점을 밝히며, 주(周)나라 말기 전국시대의 분쟁이 진(秦)나라로 합쳐지는 것부터 시작해 동한(東漢) 말기의 분열로 삼국이 형성되기까지를 말한다. 이것이 삼국의 유래다. 그러나 저자는 왕조의 교체나 나뉘고 합하는 표면적인 현상에 머물지 않고, 천하가 나뉘고 합쳐지는 근본 원인을 한 걸음 더 나아가 밝히고 있다.

제왕이 덕을 잃고 합쳐짐이 오래되면 반드시 나뉜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제왕이 덕(德)과 의(義)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원문은 바로 이어서 동한이 쇠망하여 삼국으로 나뉘게 된 근본 원인을 적고 있다.

“그 치란(治亂)의 연유를 추구해보면 아마 환제(桓帝)와 영제(靈帝) 때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환제는 선량한 무리를 금고(禁錮)하고 환관을 숭상하고 믿었다.” 이 문장은 한말 태평성대에서 난세로 접어든 원인을 추구함에 있어 먼저 환제와 영제를 추궁해야 하며, 난정(亂政)의 길이 이 두 제왕에게서 시작되었음을 말한다. 환제는 나라를 다스릴 현신을 멀리하고 충성스럽고 어진 이를 가두었으며 환관을 숭상하고 믿었다. 즉, 제왕과 후비의 거처에서 시중을 드는 하인 등급 사람들, 나라를 다스릴 식견과 재능이 없는 이들이 대신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고 국가의 대권을 장악하게 한 것이다. 그들은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꾀하고 관직을 팔아 조정의 정치를 어지럽혔다.

영제에 이르러서는 대신들이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고 환관을 제거하려 했으나, 기밀이 누설되어 참여한 대신들이 오히려 환관에게 해를 입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때부터 환관들은 제멋대로 굴며 횡포를 부렸다.

이러한 내용은 제왕이 덕을 잃고 군도(君道)를 어겼기에 천하가 분열하게 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임금이 충신을 믿지 않고 선량한 이를 멀리하며, 대신의 권력을 무력화하고 ‘하인’들에게 나라를 맡긴 것은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며, 대신에게 믿음을 잃고 천하에 믿음을 잃은 것이다. 사람을 적절히 쓰지 않고 선량한 이들을 가까이하지 않은 것은 제왕으로서 본분을 잃고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니, 이는 제왕의 가장 큰 불인(不仁)이자 불의(不義)다. 황실의 하인은 황제 개인의 가신일 뿐 국정을 다스리는 신하가 아니니 나랏일이 어지러워지지 않을 수 없다.

재이가 빈발해 천상(天象)으로 경고

우리는 옛사람들이 군권신수(君權神授)를 말했음을 알고 있다. 제왕은 천자(天子)로서 하늘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고 가르치는 우두머리인데, 만약 덕을 잃으면 상서롭지 못한 이상한 상(異象)과 천재(天災 하늘이 내린 재앙)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그것이 하늘이 경고를 보내 제왕에게 덕행을 바로잡으라고 권고하는 것이라 믿었다. 그렇지 않으면 강산을 보존하기 어렵고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져 상천(上天)이 그를 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치란의 원인을 밝힌 후 이어서 영제 때 나타난 온갖 불길한 징조와 재난을 상세히 열거했다. 먼저 영제의 용좌(龍座)에 갑자기 푸른 뱀이 내려오고, 갑자기 뇌우와 우박이 쏟아져 무수한 집이 부서졌으며, 이어 낙양 도성에 지진이 나고 해안가에 해일이 일었다. 또한 암탉이 수탉으로 변하고 검은 기운이 십여 장이나 궁전으로 날아드는 등 비정상적인 현상이 잇달아 일어났다.

대신 채옹(蔡邕)이 암탉이 수탉으로 변한 것은 환관이 정치를 간섭하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상소했다가 환관의 미움을 사 관직을 잃고 낙향했다. 이때부터 영제는 환관을 더욱 총애했는데, 그중 가장 세력이 큰 열 명의 환관을 ‘십상시(十常侍)’라 불렀으며 영제는 그중 한 명을 ‘아부(阿父)’, 즉 아버지처럼 존경하기까지 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환제와 영제의 실덕(失德)에 따른 결과를 이렇게 한 문장으로 결론지었다. “조정의 정치가 날로 그릇되어 천하 인심이 어지러움을 생각하게 되니, 도적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조정의 정치가 날로 패괴(敗壞)되어 바른길을 벗어나자 천하의 인심이 나빠졌고, 많은 사람이 이를 틈타 세상을 어지럽히려 하니 도처에 도적이 들끓고 백성들이 고난을 겪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각(張角) 삼 형제가 황건군을 모아 감히 반란을 일으킨 근본 배경이다. 동시에 황건군은 기의(起義)가 아니라 어지러운 틈을 타 황위를 도모하려는 도적의 무리라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낸다. 그 속셈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황건적의 우두머리 장각 삼 형제가 등장한다. 그들 형제가 도가(道家)의 술수(術類)를 함부로 사용하고,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 신묘한 효험이 있음을 빌미로 수많은 제자를 모아 인심을 미혹했음을 서술한다. 그들은 수십만 명의 추종자를 거느린 강력한 세력이 되어 마침내 황건의 난을 일으켰다.

이러한 배경 설명은 역사적 관점이 명확하고 논증이 상세하다. 인간 세상의 이치와 천상의 경고를 결합한 것은 선을 권장하고, 미래의 군신들이 덕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흥쇠(興衰)와 치란(治亂)의 근본 원인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도가의 병 고치는 신술(神術)을 왜 장각이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도가의 술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저자는 명확한 견해를 제시했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54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