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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해삼국 (6): 대의(大義)로 유비를 도운 장비, 강유상제(剛柔相濟)

유여(劉如)

【정견망】

“유언(劉焉)이 방을 붙여 군사를 모집할 때, 현덕(玄德)의 나이 이미 스물여덟 살이었다. 그날 방문을 보고 개연히 긴 탄식을 내뱉었다. 그때 뒤에서 한 사람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장부가 국가를 위해 힘을 쓰지 않고 어찌하여 긴 탄식만 하고 있소?’”

“현덕이 그 사람을 돌아보니 키가 8척에 표범의 머리, 고리 같은 눈, 제비 턱에 호랑이 수염을 가졌으며, 목소리는 거대한 천둥소리 같고 기세는 치닫는 말과 같았다.”

이 두 문장은 《삼국연의》에서 장비(張飛)가 유비를 만나 독자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형상을 묘사한 것이다. 많은 이가 장비에 대해 성격이 폭하고 행동이 충동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장비와 유비, 강유상제(剛柔相濟)

장비의 등장은 비록 그 사람을 보기 전이지만 먼저 그 목소리가 들린다. 첫 마디는 그의 목소리를 묘사하며 엄할 ‘려(厲)’ 자를 썼고, 두 번째 문장 역시 표범이나 호랑이 같은 맹장의 기세를 형용했다. 목소리는 공중에서 울리는 귀를 찢는 듯한 천둥소리나 맹렬히 달리는 준마에 비유되어, 마치 그 사람을 직접 보는 듯 생생하다. 이는 유비의 정적이고 침착하며 중후한 모습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가히 일정일동(一靜一動), 일강일유(一剛一柔)로서 강함과 부드러움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剛柔相濟) 완벽한 짝이라 할 수 있다.

훗날 당양(當陽) 장판교 앞에서 홀로 거대한 천둥 같은 세 번의 외침으로 조조의 수십만 대군을 물리친 것도 바로 이 목소리였다. 그러므로 장비의 번개 같은 신속함과 신의 위엄과 같은 기세는 결코 평범하고 용맹만 앞세운 무지몽매한 범부의 것이 아니다.

여기서 저자는 비범한 필력으로 인물을 생동감 있게 묘사해 독자를 극 중으로 끌어들이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사실 장비의 등장에서 가장 관건은 목소리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장비가 내뱉은 첫 마디다. “대장부가 국가를 위해 힘을 쓰지 않고 어찌하여 긴 탄식만 하고 있소?” 일개 무지렁이가 어찌 이런 식견을 가질 수 있으며, 이토록 호방한 기개와 뜻을 조금의 숨김도 없이 단번에 말할 수 있겠는가. 성격이 직설적이라 말이 바로 튀어 나온 것이다. 이로 보건대 장비는 무엇보다 먼저 사나이로서 국가에 대한 대의(大義)를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나라에 난이 닥쳤으니 의리상 사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빨리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탤 방법을 찾아야지 왜 한숨만 쉬느냐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장비의 성정이 빠르고 직접적이며 용맹하고, 아첨을 모르는 강직한 정의의 면모를 가졌음을 분명히 볼 수 있다. 비록 술을 마신 뒤 사람을 거칠게 대하는 부족한 면이 있으나, 강직한 의리와 결단력 있는 면모가 그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렇기에 탐관오리인 독우(督郵)를 분노하며 매질하여 악을 징벌하고 백성을 보호했으며, 서천(西川)에 들어갈 때는 엄안(嚴顔)을 의리로 놓아주고 노장 황충(黃忠)을 선하게 대우한 것이다. 이는 그가 강맹함과 동시에 용기와 지략을 갖추었으며, 나아가 협객의 기질이 있는 사람임을 거듭 보여준다. 유비가 인(仁)을 부각한다면, 장비는 사정을 봐주지 않는 강직한 의(義)를 부각한다.

의는 강한 쪽으로 치우치고 인은 부드러운 쪽으로 치우치니, 강유(剛柔)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곧 인과 의의 결합이다. 둘은 본래 일체이며 나눌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70회에서 저자는 제갈량의 입을 빌려 장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종합적인 평가를 내린다. “공명(孔明)이 웃으며 말했다. ‘주공께서는 익덕(翼德)과 수년 동안 형제 노릇을 하셨으면서 아직도 그 사람 됨됨이를 모르십니까? 익덕은 본래 강건하지만, 지난날 서천을 거둘 때 엄안을 의리로 놓아준 것은 결코 범부의 소행이 아닙니다.’”

종합해 보면 장비의 번개 같은 실행력은 그의 강맹함과 대의를 부각한다. 눈에 악행을 담아두지 못하며 불의를 보면 쾌도로 악을 베어버리고 싶어 한다. 그는 사실 의리 중에서 강(剛)의 측면을 대표한다. 하지만 너무 강하기만 하고 부드러운 면이 부족하기에 유비의 인자하고 부드러운 권계(勸誡)가 필요했다. 따라서 유비와 그는 강유상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히 천생연분이자 명운이 정한 만남이라 할 수 있다.

큰 뜻을 듣자 대의로 재물을 바치다

바로 장비의 “대장부가 국가를 위해 힘을 쓰지 않고 어찌하여 긴 탄식만 하고 있소?”라는 말이 유비의 “도적을 깨뜨려 백성을 편안하게 하겠다(破賊安民)”라는 큰 뜻을 끌어냈다. 글은 이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현덕은 그의 형모가 비범함을 보고 성명을 물었다.

그 사람이 대답했다. ‘성 은 장(張)이고 이름은 비(飛)이며 자는 익덕(翼德)이라 하오. 대대로 탁군(涿郡)에 살며 농토와 저택이 제법 있고 술을 팔고 돼지를 잡는 일을 하지만, 오로지 천하의 호걸들과 사귀기를 좋아하오. 방금 그대가 방문을 보고 탄식하기에 물어본 것이오.’

현덕이 말했다. ‘나는 본래 한실의 종친으로 성은 유(劉)이고 이름은 비(備)라 하오. 이제 황건적이 난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도적을 소탕해 백성을 편안하게 할 뜻을 품었으나, 힘이 부족함을 한탄하여 긴 탄식을 내뱉었을 뿐이오.’”

두 사람의 대화에서 성명과 출신을 주고받은 뒤 유비의 뜻이 밝혀졌다. 그러나 유비는 마음은 있으나 힘이 없었다. 왜 힘이 는가? 집안이 가난하여 의병을 모집하고 병기와 갑옷을 만들며 전마를 사서 함께 도적을 토벌할 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식한 것이다.

장비가 이를 듣더니 이는 너무나 쉬운 일이라 여겼다. 그는 마침 재물이 있었고 뜻이 같으며 신분 또한 적절하여 자신이 크게 도울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러니 그 말을 듣고 어찌 크게 기뻐하지 않겠는가. 장비는 과감하게 유비에게 말했다. “나에게 재물이 제법 있으니, 마땅히 향용(鄕勇)들을 모집하여 그대와 함께 대사를 도모하면 어떻겠소?”

두 사람의 뜻이 같으니 몇 마디 말에 금세 지기(知己)가 되었고, 즐겁게 마을 주막으로 들어가 술을 마시며 앞날을 상의했다.

번개처럼 신속한 장비는 바로 유비가 큰 뜻을 실현하도록 돕기 위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유비가 나라에 보답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대업의 첫발을 과감히 내딛게 한 것이다. 이것이 장비의 역할이다.

장비는 도적을 토벌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에 의리상 사양할 수 없다고 여겨,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개인의 재물과 물자를 내놓았다. 이는 이익을 보고 의리를 잊는 소인들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유비, 장비, 관우는 삼위일체이며 뜻을 같이하는 동도(同道)들이다. 신분은 다르고 직책은 구별되나 각자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하며 협력하고 돕는 군신 관계를 형성한다. 그 과정에서 공동의 대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각자 다른 구체적인 의의 내함을 연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의박운천(義薄雲天,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은 의리)은 단지 관우에게만 해당하는 위치가 아니라 유비와 장비에게도 해당하는 위치다. 삼위일체가 공동으로 ‘의(義)’를 ‘연기(演)’하는 것은 실로 천명(天命)이 소재한 바다.

다음은 관우의 등장이다. 천명을 받들어 용과 호랑이가 만나 세 사람이 함께 ‘도원결의’를 연출하게 된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54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