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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4 (18)

화본선생

【정견망】

이 세 글자가 바로 훗날 세상에 전해진 《한정부(閑情賦)–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부》다.

어린 양회는 무류 선생이 아름다운 서체로 이렇게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 이다지도 뛰어난 고운 자태여,
홀로 세상에 우뚝 솟아 무리 중에 빼어나도다.
온 성(城)을 기울게 할 요염한 빛깔을 드러내니,
덕이 있다고 알려지길 기약하노라.
울리는 옥을 차서 깨끗함에 비기고,
그윽한 난초와 나란히 향기를 다투며,
세속에서 부드러운 정을 담담히 하고,
높은 구름에 고아한 뜻을 짊어졌다네.
새벽빛이 쉽게 저무는 것을 슬퍼하며,
이록의 쓴 맛에 눈물 흘린다
진원(眞元)으로 돌아가니,
홀로 남은 이만 길게 슬퍼하네……

夫

何瑰逸之令姿,獨曠世以秀群。
表傾城之豔色,期有德於傳聞。
佩鳴玉以比潔,齊幽蘭以爭芬,
淡柔情於俗內,負雅志於高雲。
悲晨曦之易夕,淚樆醁之苦醹。
反真元兮歸去,獨留餘兮長淒……”

(풍잠은 훗날 진조(晉朝) 시인으로 전생했을 때, 자신이 예전에 썼던 부 한 편을 기억해 냈고, 그리하여 이 《한정부》가 천고에 전해지게 되었다.–역주: 이 부는 동진의 저명한 시인 도연명의 작품이다)

어린 양회가 물었다.

“진원으로 돌아갔다니, 그녀가 사망했나요?”

무류 선생이 붓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속에서 부드러운 정을 담담히 하고, 높은 구름에 고아한 뜻을 짊어졌다’는 구절은 무슨 뜻인가요, 사부님?”

무류 선생이 설명했다.

“일반적인 여인들이 가진 그런 유정(柔情)을 그녀는 매우 담박하게 보았고, 더 높고 탈속한 뜻을 품었다는 의미란다.”

“오, 그럼 그녀는 어떤 뜻을 가졌나요?” 어린 양회가 다시 물었다.

“수호하는 것이지, 운운창생(芸芸蒼生)을.” 무류 선생이 답했다.

“‘이록의 쓴 맛에 눈물 흘린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이화루(梨花淚)라는 술이 있단다.”

무류는 말을 마치고 다시 이어서 써 내려갔다.

……

“바라건대 저고리의 옷깃이 되어, 꽃다운 얼굴의 남은 향기를 품고자 하나, 슬프나니 비단 옷깃을 밤이면 헤어져서, 가을밤이 끝나지 않음을 원망하겠지.

바라건대 치마의 허리띠 되어, 아름다운 가는 허리 묶을 수 있기를, 탄식하나니 추위와 더위의 변덕스런 날씨에, 아마도 옛것일랑 벗고 새것 입으시겠지.

바라건대 머리카락에 바르는 기름이 되기를, 다소곳한 어깨에서 검은 머리 쓸어드리길, 슬프나니 고운 임 자주 머리를 감으시니, 맑은 물에 씻겨 마르고 졸아들겠지.

바라건대 눈썹 위에 칠하는 먹이 되어, 올려보는 눈길 따라 여유롭게 올라가기를. 슬프나니 연지와 분은 신선함을 숭상하니, 아마도 새로운 화장에 지워지겠지

……”
……願在衣而爲領,承華首之餘芳。悲羅襟之宵離,怨秋夜之未央。
願在裳而爲帶,束窈窕之纖身。嗟溫涼之異氣,或脫故而服新。
願在發而爲澤,刷玄鬢於頹肩。悲佳人之屢沐,從白水以枯煎。
願在眉而爲黛,隨瞻視以閑揚。悲脂粉之尚鮮,或取毀於華妝……

어린 양회는 이 부를 보고 경탄하며 말했다.

“선생님, 이분은 얼마나 아름답고 특별하며 뛰어난 여인이기에 사부님께서 이토록 마음을 기울이시는 건가요!”

무류 사부님은 살짝 미소 지으며 계속 썼다.

부드러운 자리가 되기를 원하노니, 삼추(三秋)에 신체(神體)를 편안케 하고 싶구나……

어린 양회가 깜짝 놀라 말했다.

“삼추에 신체(神體)를 편안케 한다고요? 그녀가 설마 신녀(神女)였나요?”

무류 사부님은 고개를 들어 어린 양회에게 말했다.

“그녀가 방금 네가 보았던 그 그림 속의 여인이란다. 연황색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아 묶은 채 허리를 굽혀 웃고 있던 그 어린 아가씨지.”

어린 양회는 잠시 멍해졌다가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이 형체 없는 그림이 확실히 훨씬 아름답군요.”

말을 마친 뒤 입가에 못내 아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안 되겠어요, 선생님. 저도 이 여인의 정면 얼굴을 보고 싶어요! 무류 선생님처럼 재주가 가득한 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시는 여인이라면 틀림없이 비길 데 없이 아름다울 텐데, 저도 보고 싶단 말이에요……”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애원해도 무류는 끝내 정면 얼굴을 그려주지 않았다.

이때 그녀의 자광 이모가 방으로 들어오다가 이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한눈에 이곳이 옥경산이며, 당시에 그녀들이 도를 배우던 때임을 알아보았다. 갑자기 세월이 흐르고 상황이 변해버린 상전벽해의 감회가 마음을 휩쓸었고, 무심코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양회가 눈치채지 못하게 얼른 닦아내며 말했다.

“아가씨, 점심 드실 시간이에요. 가시지요.”

……

양회는 회상에서 깨어나 부러운 듯 말했다.

“옷의 깃이 되고 싶고, 치마의 띠가 되고 싶고, 머리카락의 기름이 되고 싶고, 눈썹의 먹이 되고 싶다니…… 이 여인은 얼마나 뛰어나고 아름다우며 남다르기에 선생님의 마음을 이토록 얻었을까.”

이어 약간의 슬픔과 쓸쓸함이 눈가에 서렸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장우인에게 시집왔다고 할 수 있지만, 그는 내게 줄곧 냉막하기만 하니, 내가 충분히 아름답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충분히 어질지 못해서인지 모르겠구나……’

“아가씨, 우리 수루(繡樓)에 바느질감을 전하러 가요!”

“그래.”

양회와 정아는 수루에 도착해 모두가 간식을 먹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책임자인 마님은 고물 두 조각을 그녀들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어서 맛보렴! 내가 새로 만든 연용고(蓮蓉糕)인데, 맛이 어떤지 한번 보려무나.”

양회가 맛을 보니 입안에서 달콤하고 부드럽게 녹아 아주 맛이 좋았다. 만드는 법을 물으니 책임자 마님의 남편이 어제 연못에 내려가 딴 신선한 연밥에서 연씨를 까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아이고, 내일 아침 일찍 서(徐) 사장님이 이 옷들을 가지러 오기로 했는데, 아직 할 일이 태산이니 어쩌면 좋죠, 마님?” 한 자수 무리가 탄식하며 말했다.

책임자 마님도 난처한 기색을 보이자 양회가 이를 보고 말했다.

“마님, 제가 정아를 남겨두어 돕게 할게요!”

“그거 좋구나. 그럼 고생 좀 해다오.”

그렇게 정아는 수루에 남아 일손을 돕게 되었다.

양회는 혼자 돌아오는 길에 무언가를 찾는 듯하더니, 갑자기 멀리 연못이 보이자 기뻐하며 달려갔다.

이때는 이미 초가을이라 마침 연꽃은 지고 연밥이 말라가고 있어, 그 안의 연씨가 연용을 만들기에 딱 좋았다.

양회는 연못에 뛰어들어 시든 연꽃이 있는 곳까지 헤엄쳐서 알이 꽉 찬 연밥 몇 송이를 꺾어 뭍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뭍에 올라오자마자 바람이 불어 양회는 몸을 움츠렸다. 양회는 연밥을 품에 안고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연용을 만들기 시작했다. 연씨의 껍질을 벗기고 심을 제거한 뒤 으깨고 쪄냈다……

저녁 무렵까지 일한 끝에 마침내 연용고를 완성했다. 이마의 땀방울을 닦기도 전에 연용고를 들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장우인이 깊이 잠든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으려 살며시 연용고를 그의 침상 곁에 두었다.

장우인은 잠에서 깨어나 침상 곁에 고물이 있는 것을 보고 먹기 시작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두 번째 서른세 가지 고비는 왜 아직 오지 않는 걸까? 지금은 고비뿐만 아니라 업력도 오지 않으니 정말 이상하구나……

무엇이 이상할 게 있겠는가? 당신 아래층에 있는 이 여인이 매일 업을 소멸하며 고비를 넘기고 있지 않은가. 양회에게는 정말로 난관 뒤에 또 난관이 닥쳐오고 있었다……

“콜록…… 콜록……”

양회는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온몸에 한기를 느끼고 목이 따갑고 아팠다. 그녀는 생각했다.

오늘 연밥을 따러 물에 들어갔다가 올라와서 바람을 쐬는 바람에 고뿔에 걸린 모양이다. 정아도 없고, 아도와 아묵은 며칠 전 수박밭의 수박이 다 익어간다며 들쥐들이 훔쳐 먹는다고 밤에 밭을 보러 갔으니 아무도 없는데 어쩌나. 됐다, 참다 보면 지나가겠지……

그녀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그 익숙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녀가 수행자의 육신을 제도하려면 반드시 그녀의 선신(仙身)을 바쳐야 하오!”

한 신(神)이 말했다.

“그럼 그녀에게 가서 물어보시오. 동의하는지 말이오.” 다른 신이 말했다.

“물어볼 수 없소. 이것은 결국 천기(天機)이니……” 방금 그 신이 말했다.

“허허, 천기라고요? 그건 계산이고 질투요! 다른 이가 중생을 구도하려는 자비심을 가진 꼴을 못 보는 것이지! 허허, 물어볼 수 없다니, 광명정대하다면 어찌하여 묻지 못한다는 말이오?!” 그 신이 다시 말했다.

“내가 질투를 한다고? 내가 어찌 삼계의 이름 없는 애송이를 질투하겠소? 내가 말하는 것은 천리(天理)요. 신이 사람을 제도하는데 어찌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있겠소? 육신(肉身)을 제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요!” 방금 그 신이 말했다.

“그럼 그녀에게 무엇을 하려 하오?”

“당연히 그녀의 선신(仙身)을 이 반도원에 제물로 바쳐 반도원의 거름이 되게 해야지. 그래야만 그런 반도가 육신을 제도할 수 있소.”

“그건 그녀 스스로 그런 뜻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오. 만약 그녀가 동의하지 않으면 어쩌겠소?”

“나도 모르겠소. 먼저 통천(通天)의 손을 빌려 반도원을 망가뜨린 뒤 그녀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면, 동의할지 안 할지 알게 되지 않겠소?”

“그것은 계획적으로 목숨을 해치는 것이며, 무상왕(無上王)의 제자를 해치는 짓이오.”

“나는 그녀의 위덕을 세워주려는 것이오!”

다른 신은 차마 더 듣지 못하고 소매를 뿌리치며 떠나갔다……

양회는 여전히 가위에 눌려 꿈을 꾸고 있었지만, 누군가 그녀를 찾으러 올 줄은 알지 못했다……

그날 강자아는 옥경산에 있는 사부님의 문밖에서 쫓겨나기라도 한 듯 엉엉 울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자아의 여러 사형과 사제들이 모두 사부님께 선처를 구하러 왔다. 자항이 사부님께 간청했다.

“사부님! 자아는 저희와 다릅니다. 그는 육신을 가진 범태(凡胎)라 인간의 칠정육욕과 망념, 집착을 고루 갖추고 있어 자주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이제 잘못을 뉘우쳤으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후돈도 사부님께 간청했다.

“사부님, 자아를 위해 만요진(萬妖陣)을 깨뜨릴 방법을 생각해 주십시오!”

모두가 돌문 밖에 무릎 꿇은 강자아를 대신해 선처를 구하고 있었다.

강자아는 눈물을 흘리며 지난 일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왜 진작 사부님 말씀을 따르지 않았을까? 사부님께서 고심해서 가르치시며 뒤를 돌아보지 마라, 뒤를 돌아보지 마라 하셨는데, 내가 기어이 듣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렸구나. 게다가 사부님이 하사하신 봉신방을 두고 신공표와 내기를 했으니 참으로 사부님께 불경한 죄를 지었구나. 사부님, 제자가 잘못했습니다, 엉엉……’

원시천존은 방 안에서 서학에게 말했다.

“나가서 그에게 물어보아라. 봉신(封神)의 대업이 그의 손에서 망가진다면, 이 형신전멸(形神全滅)의 죄책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서학은 명을 받들고 나가 자아에게 물었다.

“자아, 사부님께서 물으신다. 봉신의 대업이 네 손에서 망가진다면, 이 형신전멸의 죄책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자아는 형신전멸이라는 말을 듣고, 사안이 이토록 엄중함에 더욱 통곡하며 엎드려 일어나지 못했다.

원시천존은 자아가 마침내 이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것을 보고서야 입을 열었다.

“자아는 들어오너라.”

(방관자로서 여러분은 아마 강자아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지한지, 원시천존이 제자에게 알려준 것이 어찌 틀릴 리 있겠느냐며 왜 따르지 않았는지 의아해할지 모른다. 사실 오늘날 주원신(主元神)을 수련하는 우리 매 한 사람이 어찌 이런 강자아가 아니겠는가? 사부님 말씀이 우리에게 전달될 때 어찌 에누리되지 않았겠는가? 금생에 대법에서 수련하는 양회 또한 어찌 그렇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사부님께서는 늘 몇 번이고 제자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몇 번이고 제자를 용서하시며, 몇 번이고 제자를 위해 끝없는 죄업을 감당하고 계신다…… 이 홍대한 자비는 고금에 유일하며 참으로 만 마디 말로도 다하기 어렵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문득 감회가 깊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5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