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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4 (43)

화본선생

【정견망】

각설하고 그날 장우인과 양회는 새로 얻은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당시 장전은 겨우 여덟아홉 살 정도의 모습이었는데, 길을 가는 내내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길가의 백성들은 양회가 이 잘생긴 소년의 손을 잡고 가는 것을 보고 저마다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잘생겼네! 참으로 훤칠한 공자님이야!”

“이 아이는 마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것 같네. 생김새에 흠잡을 데가 전혀 없어!” (흠잡을 데 없다란 방언으로, 외모에 결점이 없어서 완벽하다는 뜻이다.)

“만주님, 이 아이는 어느 집 아이입니까?” 한 노인이 물었다.

장우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 내 아들입니다. 전아, 어르신께 인사드려야지.”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장전이 읍(揖)을 하며 인사했다.

장전은 태어날 때부터 예의범절을 알았고 글도 읽고 쓸 줄 알았다. 비록 신체가 아주 빠르게 자랐지만 심지(心智)도 신체와 함께 성장했다.

“아이고! 알고 보니 소주인(少主)님이셨군요! 여러분, 이 아이가 바로 우리 소주님이십니다!” 노인이 기뻐하며 외쳤다.

백성들이 앞다투어 소주인을 뵙고자 몰려들었다.

“다들 예의를 갖추실 필요 없습니다. 예의를 차리지 마세요…” 장우인과 양회는 열광하는 백성들에게 말했다.

집에 돌아온 후 장전은 아도, 아묵, 정아 그리고 이웃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였다. 다들 매우 신기해했고 소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한동안 떠날 줄을 몰랐다.

만약 장우인이 어린 시절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그는 아마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 있어 주었을 것이다. 설령 자신에게 일이 있거나 배가 고파도 먼저 자리를 뜨지 않았을 텐데, 이는 그가 타인의 기분을 매우 배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성격은 일을 처리할 때 시간 관념이 부족해져 일을 그르치기 쉽다.

반면 양회가 어린 시절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그녀는 단호하게 자리를 뜨거나 곧장 자기 일을 하러 갔을 것이며 타인의 기분을 크게 배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 같은 성격은 일을 아주 결단력 있고 노련하게 잘 처리하지만, 때로는 무심코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장전의 개성은 두 사람의 장점을 결합하고 단점을 보완했다.

장부신원(張府新院)으로 장전을 보러 오는 백성들이 점점 많아져 장부 입구의 길은 물 샐 틈 없이 꽉 막혔다.

장우인과 양회는 이토록 준수한 아들을 얻은 것이 기뻐서 한동안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 장전이 태어난 후 아직 식사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어린 장전이 하늘을 보니 달이 곧 뜰 것 같았고 배도 조금 고팠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고을 사람들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에 장전이 웃으며 양회에게 말했다.

“어머니, 여러 어르신과 아주머니들께서 이토록 아껴주시니, 부모님께서는 저를 대신해 작은 선물을 준비해 주십시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제가 직접 집집마다 방문하여 감사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뭇 향친(鄕親)들은 그제야 정말 시간이 늦었음을 깨닫고 저마다 말했다.

“우리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너무 오래 방해했습니다. 어서 주인님과 소주님, 부인께서 쉬시게 합시다… 소주님은 정말 예의 바르고 법도가 있으시네요. 우리에게 감사 인사까지 하려 하다니 우리가 무슨 덕이 있다고, 자 모두들 어서 돌아갑시다…”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 장전은 배를 문지르며 양회에게 말했다.

“어머니, 배고파요.”

양회는 웃으며 장우인을 보았고, 장우인도 웃으며 양회를 보았다. 두 사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했으니, 이 아이의 개성이 부모보다 더 완벽하다는 것을 서로 발견했다.

아이를 얻은 후 장우인과 양회는 장가만의 교육에 큰 문제가 있음을 점점 더 느끼게 되었다. 만 전체를 통틀어 제대로 된 교사 한 명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장가만에는 전장(典章) 제도나 예의 문화, 그리고 명확한 도덕 규범도 없었다.

사실 그들에게 인류의 문화를 다질 책임이 없었다면 장가만은 본래 특수한 경계였으므로 이런 것들이 없어도 그만이었다. 모든 것은 그들의 왕인 장우인의 심성에 따라 흥하거나 망하고, 성하거나 쇠할 뿐이었다.

하지만 장우인과 양회는 후세를 위해 좋은 문화를 선별하고 다져놓기를 더 원했다. 오직 세상 사람들의 내면에 가장 좋고 적합한 문화가 심어져야만, 사부님의 마지막 정법(正法) 때 그들이 최대한 대법(大法)을 얻고 수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장우인과 양회의 남은 생애는 바로 이 일, 즉 세상 사람들이 최대한 대법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문화를 선별하고 다지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장우인과 양회는 삼계의 생명들이 모두 법을 위해 왔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우인과 양회는 문화를 사회의 모든 방면에 관통시키고자 했다. 즉 사회 전체에 천도(天道)에 부합하고 인간의 신성(神性)을 일깨울 수 있는 문화를 심어주는 것이었다.

삼계에는 오행(五行)이 관통하듯 사회도 크게 다섯 방면으로 나뉜다.

상(商), 육(育), 의(醫), 법(法), 예(禮)이다.

즉 경제, 교육, 의료, 사법, 예악이다. 한 사회의 이 다섯 분야 문화가 모두 천도와 수련으로 관통될 수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어찌 천법(天法)을 알지 못할까 걱정하겠는가! 각각의 큰 천체 체계에서 대법을 얻으러 삼계에 온 생명들이 또 어찌 대법을 얻지 못할까 걱정하겠는가!

이때 장우인과 양회는 최후 인간 세상이야말로 부황(父皇)께서 정법하실 주 무대임을 깊이 알고 있었기에 인간 세상의 문화가 지극히 중요함을 깨달았다. 그들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단지 개인의 수련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을 위해 가장 좋은 문화를 선택하여 부황의 정법을 돕는 것이었으니 이것이 바로 그들의 진정한 사명이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먼저 장가만에서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장가만의 각종 예제(禮制)를 정비하기로 했다.

장가만은 비교적 규모가 작고 사람들도 그리 복잡하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사육(司育), 사농(司農), 사례(司禮), 사법(司法), 사의(司醫), 사명(司命) 등 몇 가지 간단한 권력 기구만 두었다. 그 위에는 대재(大宰)와 소재(小宰)라는 두 명의 재상을 두었다.

하지만 많은 직책에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해 두 재상 자리를 포함한 여러 자리를 양회와 장우인이 직접 대리해야 했다. 게다가 장가만에는 세금도 전혀 없었다. 장가만의 모든 공공 건설은 전적으로 장우인이 직접 장사를 해서 번 돈에 의지했다. 그가 스스로 장가만의 대사상(大司商)을 맡아 번 돈을 전부 공공 건설과 각 관원들의 봉록으로 사용했고,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푼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그가 왜 스스로 변화시키지 않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변화하는 공능(功能)이 있지 않은가? 그것은 그가 인류의 문화를 다지려 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인간 세상은 함부로 신적(神跡)이나 신통(神通)을 드러낼 수 없기에, 문화를 다질 때도 미래의 인류 사회에 부합해야 했다.

장우인 집안의 비용은 아도와 아묵이 농사를 짓고 정아가 약초를 캐서 충당했다. 가을걷이 때 채소와 곡식을 팔고 캔 약초를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았다.

그리하여 장우인의 집은 여전히 가난하기 그지없었다.

양회는 어떠했는가? 양회는 더 바빴다. 그녀는 처음에 사육, 사법, 소재(小宰) 세 직책을 대리하며 평소에는 아이까지 돌봐야 했다.

원래 양회는 세 명분의 수입을 얻을 수 있었지만, 장우인과 한 가족이다 보니 세 사람의 봉록을 모두 장우인에네 내놓았다.

물론 이것은 시작 단계의 일이라 모든 것이 서툴고 성숙하지 못했다.

어느 날 양회가 장우인에게 말했다.

“전아(戩兒)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고 어깨에 짊어진 사명이 있으니, 제가 반드시 전념하여 무예를 가르쳐야겠습니다.”

장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근래에 생각해보니, 부인이 대사육(大司育)을 맡으면 남의 자식들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오.”

양회가 웃으며 말했다.

“잘 됐네요. 그럼 당신이 맡으세요.”

장우인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허허, 나는 당신보다 더 못하오.”

양회가 얼굴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무사(武師 무예 사부)라면 몰라도 문사(文師 문장 사부)는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정말 제가 가르칠 수 없겠어요.”

장우인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사람을 찾아봅시다. 본래 이번 차례 문화는 뭇 신들이 함께 연기해야 하는 법이니까.”

양회가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어릴 적 제 스승님이셨던 무류(無留) 선생님은 정말 대문장가이시고 재주가 넘치시는 분이었지요. 제가 자광(慈光) 아주머니께 편지를 써서 아주머니를 통해 그분을 만으로 모셔와 글을 가르치게 한다면 틀림없이 승낙하실 겁니다.”

그렇게 장우인은 원신(元神)이 몸을 떠나 생전에 알고 지내던 각로(各路)의 천신과 신선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양회는 연달아 몇 통의 편지를 보냈음에도 이 “무류 선생”을 모셔오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천신이 장우인이 무류를 언급하는 것을 우연히 듣고는 그에게 알려주었다. 그 무류 선생이 바로 풍잠상신(風潛上神)이라는 것이었다.

장우인이 돌아와 보니 양회의 안색이 낙담해 있었다. 물어보니 역시나 무류 선생을 모시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장우인이 말했다.

“모시지 못했으면 그만두고 다른 사람을 찾아봅시다.”

하지만 양회는 무류 선생이야말로 장가만의 문사(文師)로 적임자라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예우가 부족했거나 선생을 대접함에 소홀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그녀가 말했다.

“선생님께 두둑한 예물을 보내 다시 청해야겠습니다.”

그러나 장우인은 이렇게 말했다.

“두둑한 예물이라? 그런 예물은 백성들에게나 주시오.”

이 말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양회의 귀에는 매우 불편하게 들렸다.

“예물은 백성들에게나 주라”는 말은 이 만의 주인인 그가 마치 심성이 매우 높은 것 같지만, 양회에게는 마치 “당신 심성은 정말 낮구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장우인 역시 수련 중인 사람인지라 잠시 심성을 닦는 것을 잊고 말실수를 하여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양회는 한편으로는 “남의 자식 망친다” 하고 다른 한편 “심성이 낮다”고 암시하는 말을 들으니 화가 치밀었다. 자신은 하루 종일 공로(功勞)도 없이 고생했고, 또한 백성을 위한 일이지 사사로운 욕심 때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피로가 쌓인 데다 무류 선생도 면을 세워주지 않으니 그녀 역시 수련 중인 사람으로서 잠시 심성을 지키지 못해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양회가 막 분노를 드러내며 장우인과 따지려 할 때, 갑자기 초투수렴선(初透水簾扇)이 그녀의 얼굴 앞에 나타나 순식간에 그녀의 표정을 조절해 버렸다.

양회는 속으로 무척 화가 났지만 입꼬리는 자신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 양회는 속으로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우인이 또 한마디를 덧붙였다.

“부인의 자태가 평범하니 선생님을 모시지 못하는 것도 실로 당연하니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오.”

이 말은 겉으로는 위로하는 듯하나 사실은 양회의 “미색이 평범하여” 풍잠 같은 큰 재사(才士)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뜻이었다. 당신 같은 사람이 그분을 모시려 하다니 체면이 얼마나 서겠느냐며 마음에 두지 말라는 소리였다.

이 말에 양회는 화가 나서 손을 들어 그를 때리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막 손을 올리자 갑자기 하피(霞帔)가 나타나 어깨를 무겁게 눌러 팔을 휘두를 수 없게 만들었다.

화가 난 양회의 머리가 자신도 모르게 흔들리려 하자 이번에는 봉관(鳳冠)이 머리 위에 나타나 머리조차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했다.

이때 그녀는 문득 어느 신의 음성을 들었다.

“그가 매를 무서워하겠느냐? 네가 그를 때린다고 해서 그를 다스릴 수 있겠느냐?”

양회는 팔도 들 수 없고 머리도 움직일 수 없었으며 표정조차 노여움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나 억울한 나머지 결국 그 자리에 앉아 잉잉 울기 시작했다.

이때 차를 끓이고 있던 장우인이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양회가 침상에 앉아 울고 있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6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