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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4 (44)

화본선생

【정견망】

장우인이 보니 부인이 비 온 뒤의 배꽃처럼 애처롭게 울고 있어 그만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부인… 부인, 왜 우시오…”

양회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옥 같은 뺨 위로 눈물방울만 뚝뚝 흘렸다.

“아, 내 잘못이오, 모두 내 잘못이야… 부인, 제발 그만 울고 나를 때리든 욕하든 마음대로 하시오!” 장우인은 안절부절못했다.

“방금 하신 말씀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제가 정성을 다하지 않았단 말입니까?! 어찌 저를 이토록 모욕하시나요! 흑흑…”

양회가 흐느끼며 말했다.

“아! 내가… 내가… 내가 죄를 지었소, 죽을죄를 지었소… 부인, 제발 그만 우시오…”

장우인은 사과하며 자기 뺨을 철썩철썩 때렸다.

이때 아도와 아묵이 문밖에서 한참을 지켜보다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아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나으리, 마님, 대체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양회와 장우인은 문밖에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한목소리로 외쳤다.

“나가!”

깜짝 놀란 아도와 아묵은 서둘러 달아났다.

방 안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장우인이 차 한 잔을 따라 양회에게 건넸다.

양회가 받지 않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자, 장우인은 다시 그쪽으로 가서 차를 바쳤다.

양회는 차를 보니 과연 목이 타기도 하여 찻잔을 받아 마셨다.

장우인이 웃으며 말했다.

“부인, 이제 화가 풀렸소?”

양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정아가 식사하시라고 부르러 왔다가 부인의 붉어진 두 눈과 나으리의 무안해하는 기색을 보고는 곧장 뒤돌아 나가려 했다.

그러자 양회가 물었다.

“무슨 일이냐?”

“저… 식사하세요.” 정아는 말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뛰어 나갔다.

양회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장우인은 사당으로 가서 천지(天地)의 신위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허물을 조용히 생각했다…

……

양회 역시 반성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최근 일 처리에만 매달리느라 마음 닦는 것을 잊었구나. 그래서 하는 일마다 순조롭지 않았던 거야. 마음을 닦지 않으면 심성이 속인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도 속인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지. 속인의 에너지는 지극히 낮으니 일을 할 때 자연히 곤란에 부딪힐 수밖에…’

장우인이 사당에 꿇어앉아 있는데 한 신(神)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참음(忍)을 수련하는 사람이 아니더냐? 왜 부인 앞에서 참지 못하는가? 속이 참으로 좁구나.”

……

어느 날 풍잠이 계곡에서 쉬고 있는데 그의 동자가 와서 보고했다.

“상신(上神)님, 문밖에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풍잠이 천천히 눈을 뜨며 물었다.

“누구냐?”

동자가 대답했다.

“장가만의 장우인이라고 합니다.”

풍잠은 그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어 잠시 생각하더니 신발을 신고 겉옷을 걸치며 말했다.

“뜰에서 잠시 앉아 기다리시게 해라.”

“장 나으리, 저희 상신께서 모시라고 하십니다.”

장우인이 마당에 들어서자 가득한 국화 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푸른 연못 한가운데 몇 채의 초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연못에는 갈까마귀가 물놀이를 하고 연못가에는 푸른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었다.

그는 마당의 우아한 정자에 앉았는데, 정자 옆에는 커다란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고 그 곁에는 오현금(五弦琴) 하나가 비스듬히 놓여 있었다.

조금 뒤 동자가 차와 다과를 내왔다. 다과는 정갈하고 달콤했으며 찻물 또한 향기가 가득했다.

장우인이 차를 음미하고 있는데 문득 거문고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옷차림이 소탈하고 머리카락이 먹처럼 검은 선비 한 명이 버드나무 아래에서 거문고를 타고 있었는데, 바로 풍잠이었다. 그는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넓은 하늘에~ 해와 달이 운행하고~
붕새와 봉황은~ 큰 못에 깃드네~
푸른 물결 위~ 소요하는 정자요~
국화 골짜기는~ 갈까마귀의 보금자리라~

昊天~行日月~
鯤鳳~棲大澤~
碧波~逍遙榭~
菊谷~寒鴉穴~

장우인이 일어나 풍잠에게 다가가 읍을 하며 말했다.

“선생의 재주는 과연 대단하십니다.”

풍잠이 천천히 머리를 들더니 오히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장우인에게 계수례(稽首禮)를 올렸다.

장우인은 그가 이토록 큰절을 올리는 것을 보고 급히 부축하며 말했다.

“오늘 상신을 뵈러 온 것은 저를 도와달라 청하기 위함인데, 상신께서 어찌 제게 절을 하십니까?”

그러나 풍잠이 말했다.

“이 절은 오늘의 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참으로 전생의 인연 때문입니다.”

장우인은 풍잠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지난 일들은 이미 바람을 타고 흘러갔으니, 형씨께서는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사실 장우인과 양회의 대례가 치러지던 날 하늘이 온통 떠들썩해지고 나서야 풍잠은 옛날 아택(阿澤)의 내력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삼계의 다음 천제(天帝)가 바로 장우인임을 알게 되었다. 어떤 신들은 장우인과 양회의 내력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그들이 후세를 위한 혼인 문화를 다지는 성대한 혼례를 올릴 때에야 비로소 그 내력을 발설했다.

풍잠은 그제야 ‘요진’이 바로 서왕모임을 알게 되었다.

일억 삼천만 년 전 중생들이 삼계에 온 비밀 또한 장우인이 천제에 즉위한 후 다시 삼계에 공개될 것이었다.

혹자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요진이 사법천신이었을 때, 왜 당시의 신관들과 요진은 자신의 사명과 삼계에 온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했던 것처럼 보였을까?

그것은 삼계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너무나 아득한 옛날이라, 이 태고의 진상이 시간의 강물 속에서, 중생의 윤회 속에서, 그리고 천지 주재자의 교체 속에서 점차 잊혀졌기 때문이다.

일억여 년 전 그 장엄한 연회에 참석했던 신관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지금은 대부분 극 중에서 배역을 연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왕모 요곤의 배역 중 하나가 사법천신이라면, 사법천신 요진으로서 그녀는 배역 그 자체이기에 진상을 알지 못했다. 당시 대부분의 신관은 배역의 미혹 속에 기억이 봉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양회와 장우인이 장가만에서 수련하는 과정 중에 이 수수께끼가 다시 그들에게 드러났다. 각 손님들이 삼계에 온 진정한 목적이 삼계의 고층에서 다시 밝혀질 것이다. 그리하여 뭇신은 이 마지막 천만년 동안 전력을 다해 신주(神州) 문명을 연기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연기와 기초 다지기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중생들이 최대한 대법을 얻게 하기 위함이다.

풍잠과 장우인은 대화를 나누었고, 장우인이 이곳에 온 목적은 풍잠을 장가만으로 초빙해 글을 가르치게 하려는 것이었다.

풍잠이 말했다.

“우인께서 직접 청하시니 어찌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훗날 풍잠은 장가만에서 문사(文師) 직을 맡게 된다.

그 후 장우인은 다시 여러 선우(仙友)를 두루 찾아다니며 그들이 장가만에서 문화를 연기해 주기를 희망했다.

양회는 공능과 기억이 줄곧 봉인된 상태였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속인과 다를 바 없었다. 장우인과 양회 두 사람 중 한 명은 봉인된 채 수련하고 한 명은 열린 채 수련했기에, 두 사람의 사고방식과 문제를 보는 관점은 서로 달랐다.

장우인은 재주가 있어 원신이 몸을 떠날 수도 있고 숙명통(宿命通)도 있어 견문이 넓었으나, 양회는 여전히 구름을 타는 것조차 할 줄 몰랐다.

어느 날 양회가 장우인에게 물었다.

“당신이 사주(四洲)로 신선들을 찾아다니며 장가만에 천도(天道)를 전하게 하셨는데, 이 천도가 어떻게 세상에 흘러가게 하실 건가요?”

장우인이 대답했다.

“체계가 완비된 후 내가 주 천자에게 글을 써서, 천자로 하여금 천하와 후세에 전하게 할 것이오.”

양회가 말했다.

“제게 한 가지 생각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어요?”

“부인, 말씀해 보시오.”

“장가만의 백성들이 비록 겉으로는 백성이지만 사실은 상계(上界)의 생령(生靈)들이고, 우리가 청해 온 선우들 또한 상계의 신명(神明)들입니다. 장가만에서 시연하는 문화가 너무 높아서 범인들에게는 맞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장우인이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법을 얻게 하려면 인간 세상의 도덕이 반드시 높아야 하고, 그 도덕을 다지는 초기 표준은 더욱 높아야 하오. 장가만에서 행하는 도(道)는 대주(大周)에 남겨야 하고, 대주에서 행한 도는 후세에 남겨야 하니 장가만의 표준은 반드시 높아야만 하오.

하지만 부인의 말대로 범인(凡人)의 의지가 따라오지 못할까 봐 참으로 걱정되는구려.”

양회가 다시 말했다.

“차라리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우리와 서기(西岐)가 해마다 백성 일부를 선발해 서로 교환하는 것입니다. 몇 년 뒤 다시 데려와 그들의 심성과 덕행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피고 우리 문화의 장단점을 가다듬는 것이지요. 어떠신가요?”

장우인이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의 이 생각이 참으로 절묘하오! 그렇게 하면 신의 천도(天道)와 인간의 문화가 반드시 조화롭게 융합될 것이오. 신이 직접 문화를 전하면서도 사람이 미혹을 깨뜨리지 않고 계승하게 하니 역시 부인의 생각이 깊구려.”

당시 서기가 아직 상 주왕(紂王)을 이기기 전이었으나, 모든 천도와 신명은 서기의 편에 서 있었다. 상나라의 멸망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며 다만 시간 문제이자 생명들의 입장 문제일 뿐이었다.

훗날 주왕 역시 신(神)으로 봉해졌는데 그것은 그들이 모두 배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연기는 마지막에 생명들이 대법 속에서 진정으로 위치를 정하기 위함이다.

말하자면 역사는 연극이며, 오늘날이 바로 진정으로 위치를 정하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만왕의 왕이신 무상왕(無上王)의 대법 속에서, 혹은 대법에 대한 태도 속에서 자신의 진실한 심성 위치를 정해야 한다. 법에 대한 각 생명의 태도가 그 생명의 미래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오늘날에는 ‘주왕(紂王)’을 연기하거나 악인을 연기하는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포악한 짓을 저질렀다면 당신은 곧 포악한 생명인 것이며, 그것이 가장 진실한 당신의 모습이다. 그리하여 당신 생명의 영원은 정법의 홍세(洪勢)에 의해 철저히 도태될 것이다.

아직 예법 제도가 완비되지 않았기에 백성을 교환하는 일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지금 양회의 급선무는 전아에게 무예를 가르쳐 그가 자신의 천명을 완수하게 하는 것이었다.

비록 장전이 지금 겨우 한 살 남짓이었으나 이미 열여섯일곱 살의 모습이었기에 무예를 익히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걱정인 쪽은 양회였다. 그녀가 장우인에게 말했다.

“당신은 구름을 타고 원신이 몸을 떠나는 일을 식은 죽 먹듯 하시잖아요. 하지만 당신은 전아에게 무예를 가르칠 틈이 전혀 없고, 도하산인께서는 꼭 집어 저더러 가르치라 하셨으니… 신통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제가 어떻게 가르치겠어요?”

장우인이 웃으며 말했다.

“부인, 어찌 그리 자신을 무시하시오? 서기가 수만 요괴에게 갇혔을 때 청했던 분이 바로 대원수인 당신이었소! 당신이 만요진(萬妖陣)을 깨뜨릴 때도 신통이 없지 않았소? 스승이란 도를 전하고 업을 가르치며 의혹을 풀어주는 것일 뿐, 신통을 드러낼 필요는 없소.”

양회가 생각해보니 그 말이 일리가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일리가 있네요. 그럼 제가 한 번 해보지요.”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6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