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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57)

화본선생

【정견망】

정아는 장우인을 오후 내내 기다렸다. 저녁이 되어 장우인이 돌아왔으나 걸음걸이가 다소 무거웠다.

정아가 장우인에게 말했다.

“나리, 제가 오늘 날짜를 꼽아보니 3년이 다 되었습니다. 부인을 모셔올 때가 되었습니다.”

장우인은 천천히 자리에 앉았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정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새로운 사랑이 생겨서 데려오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

그리하여 정아가 다시 말했다.

“나리, 방 대인께서도 아마 이 날짜를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방 대인께서는 3년 전 저희와 함께 부인을 찾아가셨으니 틀림없이 기억하실 겁니다.”

장우인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정아가 또 말했다.

“그러면 저희가 내일 방 대인과 함께 수심산으로 가서 부인님을 모셔옵시다!”

장우인이 여전히 말이 없자 정아는 생각했다.

‘말이 없을 때 내가 자리를 뜨면 허락한 것으로 간주하겠어.’

정아가 막 가려는데 장우인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사람이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겠느냐? 스스로 집에 돌아올 줄 모른단 말이냐?”

정아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래 봬도 만주(灣主)라면서 속이 어찌 이리 좁을까? 부인이 집을 떠난 지 3년인데, 새로운 사랑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과오를 붙들고 늘어지며 마중조차 가려 하지 않다니……’

정아가 냉소하며 말했다.

“허, 예법에 따르면 첩들도 마땅히 함께 무릎 꿇고 절하며 모셔와야 하는 법입니다.”

장우인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그저 별들만 응시했다.

정아의 마음속에는 이미 장우인에 대한 원망이 오랫동안 쌓여 있었다. 이 순간 참지 못하고 불만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나리,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나리께서 옥탁에게 하는 행동은 정말 이상합니다! 옥탁이 젊고 아름다울 때는 좋아하지 않으시더니, 이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데 그날 밤 그녀의 방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부인을 돌보지 않으셨지요! 정말 그 속을 모르겠습니다! 부인께선 용모가 전혀 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부인의 재능과 재화, 당신을 향한 진심이 옥탁보다 못한 게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이제 부인을 데려오려 하지 않으시니, 설마 늙은 용모를 좋아하시는 겁니까? 말씀 좀 해보세요! 대답 좀 하시라고요! 나리! 나리! 이 입을 꾹 다무는 버릇은 평생 가시는군요! 부인께서 평생 당신 같은 사람과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정아는 한참을 떠들었다. 동네방네 집안 사정까지 이야기하다 보니 가끔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잊기도 했지만, 어쨌든 입은 쉬지 않았다.

이때 막 휴식을 취하려던 방운교가 갑자기 만주의 격공선환(隔空宣喚 원격 소환)을 받았다.

방운교가 뒤늦게 달려와 보니 정아 아주머니가 만주를 나무라고 있었고, 만주는 아무 대꾸도 없이 조용히 밤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장우인이 방운교에게 입을 열었다.

“부인은 대체 어디 있소? 모른다는 말은 하지 말고!”

정아가 듣기에 의아했다.

‘부인이 산속에 계신 것 아니었나?’

“부인께선 산속에 계시지 않습니까?” 방운교가 말했다.

장우인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대가 직접 보게.”

방운교가 천목(天目)으로 살펴보니 과연 산속에서 부인을 볼 수 없었다.

“만주님, 부인께선 어디로 가셨습니까?” 방운교가 물었다.

“어디로 갔냐니? 그건 내가 자네게 물어야지! 사람을 데려오라고 했더니 기어이 소식만 전하더니, 이 꼴이 되었소!” 장우인이 매우 불쾌해하며 말했다.

방운교가 서둘러 말했다.

“제가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 찾겠습니다.”

장우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 이 일로 만(灣) 안을 소란스럽게 하여 인심을 흉흉하게 하지 마시오. 성상(星象)에 이상이 없으니 부인은 아직 안녕할 것이오. 그대는 일단 물러가고 평소 주의 깊게 살피시!”

방운교가 예를 갖추며 말했다.

“예.”

…………

그 후로 부인의 행방은 묘연했다.

장자(莊子)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거품으로 서로를 적셔주는 것(相濡以沫)보다 강호에서 서로를 잊고 지내는 것(相忘於江湖)이 낫다.”

두 마리 물고기가 침으로 서로를 적셔주는 것보다, 각자 서로를 잊고 강호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이때 양회는 다시 장우인을 잊었다. 그러나 이번의 잊음은 몇 년 전의 잊음과는 달랐다.

몇 년 전 그녀는 이렇게 썼다.

“예법과 도리를 혼미하게 잊어(渾忘禮昏) 가문을 욕되게 할 뻔했다.”

여기서 그녀가 잊은 것은 예법과 도리이며, 사람이 되는 기준을 잊은 것이었다. 수련하는 사람으로서, 후세의 문화를 다지는 중책을 맡은 사람으로서 스스로 사람이 되는 기준조차 잊었으니 그것은 참으로 지극히 부족하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잊을 망(忘)이라는 글자는 마음 심(心)과 망할 망(亡)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음이 죽어야 비로소 잊음이 된다.

사람이 사람이 되는 기준을 잊으면 그 마음은 부패하고 쇠망한다.

하지만 지금의 양회는 흙 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의식만 남아 있었다.

‘나는 연공(煉功)을 하고 있다.’

나머지는 모두 잊었다.

이때 그녀가 잊은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인심(人心)의 집착을 잊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수련생의 인심은 이미 죽어 없어진 것이다.

인심이 깨끗이 사라졌으니, 시간이 흐른 뒤에 그녀가 다시 기억해낼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만약 영원히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 사람은 수련 성취한 것이며 성공(成功)한 것이다.

[성공, 성공이라니, 무엇이 진정한 성공인가? 이는 사람들에게 오직 수련하여 공(功)을 이루어야만 진정한 성공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문화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으며 한 단어조차 그러하다. 공휴일궤(功虧一簣 공을 이루기에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란다는 의미)라는 말도 공(功)과 관련이 있다. 사실 신이 전한 모든 문화는 수련과 관련이 있으며, 사람이 세상에 온 궁극적인 목적은 마지막에 파룬따파(法輪大法)를 얻어 수련하기 위함이다.]

장우인은 일종 유위(有爲)적인 일을 하고 있었기에 양회와는 수련의 길이 달랐다.

어느덧 양회가 집을 떠난 지 7년이 되었다.

장우인이 하늘을 관찰하니 만 밖의 봉신(封神) 대업이 한 달 정도면 끝날 형국이었다. 만 밖과 안은 동기화되어 있어 만 밖의 봉신방이 완성되면 만 안의 문화 정립도 끝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장가만의 문무백관을 소집하여 업무 종결 귀납 대회를 열었다.

장가만에서의 이 한 차례 연극이 곧 끝나려 하고 있었다. 이날의 귀납 대회에서 만주인 그 역시 옷을 좀 잘 차려입어야 했다.

하지만 장우인은 그날도 새 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늘 입던, 색이 바랜 은청색 직거포를 그대로 입었다. 비록 낡았으나 깨끗하고 정갈했다. 머리의 백옥관도 수십 년을 쓴 것이었으나 오늘도 변함없이 그 백옥관을 썼다.

장우인은 자기 집 정당에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정당에는 장가만의 모든 관리가 빠짐없이 모여 그의 회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먼저 관리들과 함께 그동안 정립한 수많은 문화와 예법, 전장제도 그리고 문화가 서기(西岐)로 흘러 들어간 후의 반응 등을 총괄했다.

이 귀납 회의는 하루 종일 이어졌고 해질녘에 장우인이 자신만만하게 물었다.

“만약 이때 부황(父皇)의 대법(大法)이 우리 만에 전해진다면 몇이나 법을 얻을 수 있소?”

이 질문을 일반적인 속인 관리에게 물었다면 국어 문제였겠지만, 장가만의 관리는 신이었다. 신의 눈에 이것은 수학 문제였다.

신기묘산(神機妙算)이라는 말이 있듯 많은 사물은 실제로 계산을 통해 얻어진다.

그리하여 장가만 관리들은 장가만 사람들의 심성 척도, 문화 정도, 수련에 대한 인식의 깊이, 그리고 업력의 크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 등을 바탕으로 일련의 계산을 시작했다.

한바탕 신묘한 계산 끝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333만 명입니다! 333만 명입니다! 333만 명이 법을 얻을 것입니다.”

장우인이 웃으며 말했다.

“장가만 인구 총수가 333만 명이니, 333만 명이 법을 얻는다면 모든 사람이 다 법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로군……”

“잠시만요!” 방운교가 장우인의 말을 가로막았다.

방운교가 말했다.

“만주님, 10만 명이 부족합니다!”

장우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운교, 나도 여러 번 계산해 보았는데 333만 명이 맞는다.”

방운교가 다시 말했다.

“만주님, 법을 얻을 수 있는 인원수가 333만 명인 것은 맞습니다만, 장가만의 총인구수는 333만 명이 아니라 343만 6,800명입니다.”

장우인이 미혹되어 물었다.

“그대들이 내게 준 수치가 333만 명이었지 않느냐! 내가 직접 세어보고 서기에서 교환해 온 인원까지 다 합쳐도 333만 명이었다!”

방운교가 말했다.

“만주님, 저희가 드린 수치는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의 수치였고 만주께서 계산하신 것도 생존한 인원수입니다. 하지만 장가만에서 지난 수십 년간 죽은 사람이 10만여 명에 달합니다. 이 10만여 명도 장차 전생(轉生)할 것이기에 이 10만여 명의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 10만 6,800명을 실수(實數)에 포함해야만 진정한 총수가 됩니다. 방금은 총수가 맞지 않았기에 계산이 모두 틀린 것입니다.”

장우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다시 계산하라.”

모두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고 장우인 자신도 계산에 나섰다.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해 보아도 과연 방운교의 계산대로 9만 9,935명이 부족했다. 즉 약 10만 명의 차이가 났다.

장우인은 침묵에 빠졌다……

관리들 중 누군가 말했다.

“겨우 10만 명 차이일 뿐이니 많지 않습니다. 10만 명이 부족해 보여도 100명 중 97명이 법을 얻는 셈이니 이 비율은 매우 큽니다.”

또 누군가 말했다.

“100명 중 단 3명이 모자랄 뿐입니다. 그토록 큰 법인데 누구나 다 얻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또 다른 이가 막 입을 열어 “삼계에는 완전함이 없으니(三界無全)……”라고 하려는데,

장우인이 탁자를 내리치며 노하여 말했다.

“삼계에 완전한 법이 없다는 소리는 집어치워라! 지금 부황께서 법을 전하실 때까지 아직 7,000만 년이나 남았다! 성주괴멸(成住壞滅) 속에서 지금 벌써 10만 명이 부족한데, 7,000만 년 후에는 얼마나 더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관리들은 모두 멍하니 서 있었다. 장우인이 화를 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우인이 그들을 가리키며 노기 띤 안색으로 말했다.

“그대들은 그러고도 마음이 편안하단 말이냐?!”

관리들은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 앞다투어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만주님 노여움을 거두소서! 만주님 노여움을 거두소서!”

장우인이 일어서서 말했다.

“속히 해결 방안을 찾아내라! 그렇지 않으면 그대들 누구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흥!”

말을 마치고 소매를 뿌리치며 나가버렸다……

관리들이 일어나자 그중 한 명이 말했다.

“부인님이 안 계시니 음양을 조절해 줄 사람이 없으니 만주님의 성격이 점점 거칠어지시는구려.”

방운교는 사태의 엄중함을 알고 말했다.

“모두들 어서 해결 방법을 찾읍시다! 봉신 대업이 곧 완성될 것이니 시간이 촉박합니다!”

“그렇소, 그렇소…… 어서 갑시다, 갑시다……”

관리들은 서둘러 해결책을 찾으러 떠났다……

장우인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노여운 기색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생각했다.

‘부인이 있을 때는 관리들이 부인의 역사적인 위엄을 경외하여 이런 일이 생기면 감히 이토록 태연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부인이 없으니 내가 그들에게 엄격함을 보여주어 긴박함을 알게 해야만 중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아직 10만 명이나 법을 얻지 못한다. 부황께서는 생명을 이토록 소중히 여기시니, 분명 모든 생명이 대법을 얻고 수련하여 자신의 근원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실 것이다.

부황께서 내게 문화를 정립하는 중책을 맡기셨는데, 내 백성이 이토록 태평성대한 시기에 벌써 10만 명이나 법을 얻지 못한다니. 문화를 다시 수정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장우인은 다급함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하여 목욕재계하고 사당으로 향했다.

그는 사당 문을 잠그고 천지 위패 앞에 무릎을 꿇어 부황의 가르침을 빌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부황님, 어찌해야 합니까? 이 아이에게 길을 가르쳐 주소서. 제가 대체 어떻게 구도해야 합니까……”

장우인이 한밤중까지 무릎을 꿇고 있는데 주방에서 기척이 들렸다.

아도가 밤중에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찾으러 온 것이었다.

마침 아묵도 물을 마시러 우물가로 나왔다.

“노묵! 자네도 안 먹었지? 같이 좀 먹세.”

아묵이 아도를 바라보더니 다가와 말했다.

“아니네, 자네가 외롭지 않게 여기서 잠시 같이 있어 주겠네.”

두 사람은 주방에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당에 있던 장우인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문득 부인과의 대례 전날 밤을 회상했다. 그날 자신도 밤늦게 주방에서 밥을 먹었고 부인은 먹지 않은 채 곁에서 함께 있어 주었다.

그때 부인이 그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었다……

회상:

양회가 장우인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질문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장우인이 말했다.

“말씀하시오.”

양회가 물었다.

“당신은 처음에 왜 수련을 시작하셨습니까?”

장우인이 잠시 생각하더니 되물었다.

“부인은 어떠오? 당신은 왜 수련을 하오?”

양회가 대답했다.

“저는 제 자신의 해탈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인간 세상은 고해(苦海)이니 그 고해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도액성군(度厄星君)께 듣기로 우리의 지금 수련도 결국 연극에 불과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는 믿기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과연 그렇습니다.”

장우인이 물었다.

“무슨 뜻이오?”

양회가 대답했다.

“우리의 초심이나 우리를 제도하는 도법이나 사실 모두 ‘위기(爲己, 자신을 위함)’의 기초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인간 세상의 일을 위하지 않을 뿐이지요.”

장우인이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수련인이 수련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척 당연한 일이오. 앞으로 심성을 잘 지키면 되니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시오.”

“아차! 솥에 있는 밥이 타겠군요!”

……

위기(爲己)?

장우인의 머릿속에 의문 하나가 들어왔다.

장우인은 반성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위함이라?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는 평생 두 가지 명을 받들었다. 스승님의 명을 받들었고 부황의 명을 받들었으니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현재 3층의 33관(三十三關)을 다 지났고 스승님의 명은 완수했으나 부황의 명만 아직 원만(圓滿)에 이르지 못했다. 이것이 어디서 부족한 것인가……’

이때 여명이 밝아오며 빛 한 줄기가 장우인의 등을 비추었다.

“운교가 돌아왔구나.” 장우인이 말했다.

방운교가 사당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장우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우인이 사당에서 나와 방운교가 꿇어앉은 것을 보고 엄숙하게 물었다.

“해결 방안을 찾았소?”

방운교가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만주님, 해결 방안은 찾았습니다만…… 신이…… 감히 말씀드리기 어렵사옵니다!”

장우인이 몸을 굽혀 방운교를 부축해 일으키며 온화하게 말했다.

“운교야, 괜찮다. 어떤 방안이든 말해보아라. 내 허락하마.”

방운교가 다시 무릎을 꿇고 읍하며 말했다.

“만주님, 신들이 사주구천(四洲九天)을 샅샅이 뒤진 끝에 보궐 고적각(古籍閣)에서 상고시대의 비법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신들이 보기에도 과연 이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해결 방안은 만주님의 공력(功力)을 크게 손상시켜야 합니다!”

장우인이 말했다.

“자세히 말해 보라.”

방운교가 말을 이었다.

“만주님과 뭇 신이 인류를 위해 문화를 정립하느라 수많은 심혈을 기울인 것은 모두 인류가 말겁(末劫) 시기에 만왕의 왕 무상왕(萬王之王 無上王)의 대법을 최대한도로 얻어 진정한 본래의 곳으로 수련해 돌아가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워 신들이 만주님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문화를 닦아놓았음에도 예산 결과 여전히 대법을 얻기 어려운 사람이 10만 명이나 됩니다. 신들이 지난번에 잘못 계산한 것은 기수(基數)가 틀렸기 때문인데, 이 구제 방안이 바로 그 기수에 달려 있습니다. 총수를 삼계의 무량한 만중(萬衆)에 두고 그 총기수를 무한히 확대해야만 최종적으로 남는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장우인이 듣고 보니 과연 이치가 있었다! 기수가 클수록 최종 수치는 작아지기 마련이다!

다만 이 방법은 매우 어려웠다. 총기수를 확대해 남는 수를 줄이려면 총기수를 무수히 배가시켜야 했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소금 한 줌을 물 한 컵에 넣으면 매우 쓰겠지만, 그 컵과 물을 큰 강물처럼 무수히 크게 확대한 뒤에 소금 한 줌을 넣으면 쓴맛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것과 같다.)

방운교가 난처해하며 다시 말했다.

“다만 이것이 어찌 쉽겠습니까! 장가만 사람들의 인과 관계는 삼계에 널리 퍼져 있어 총수를 바꾸고 기수를 확대하려면 충실하게 채워야 할 곳이 비단 장가만뿐 아니라 삼계 전체가 되어야 합니다. 오직 각자(覺者)의 공(功)만이 이러한 신통한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장우인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나의 공을 써서 삼계를 채우면 기수가 자연히 커질 것이다.”

방운교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만주님, 평생 닦으신 공은 수많은 고난을 겪으며 얻으신 것인데 어찌 이를 위해 손상시키려 하십니까?”

장우인이 말했다.

“운교, 내가 내 공기둥의 높이를 보여줄 테니 얼마나 손상시켜야 하는지 함께 계산해 보자.”

방운교의 눈에 경외심이 서렸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리하여 장우인이 공기둥을 드러내자 방운교는 감탄했다. 아! 공기둥이 이미 삼계를 훨씬 뛰어넘어 높이 솟아 있었다!

방운교는 감탄을 뒤로하고 신묘한 계산을 시작했다……

계산을 마친 방운교가 말했다.

“만주님, 만주님의 공력 1성(成)이 정확히 1만 명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장우인이 공력 1성을 내어 삼계를 채우면 최종 수치가 1만 명 줄어드니, 원래 법을 얻지 못할 10만 명이 9만 명으로 줄어든다. 만약 장우인이 공력 2성을 내어 삼계를 채우면 8만 명이 남고 법을 얻을 사람이 1만 명 더 늘어난다…… 이런 식으로 장우인이 자신의 공력 10성을 아낌없이 삼계에 다 채운다면 최종 수치는 0이 된다. 그러면 마침내 실현되는 것이다.

“만약 부황께서 이때 법을 전하신다면 장가만 사람 모두가 법을 얻을 수 있다.”

장우인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과연 부인의 말대로 ‘자기 자신’ 하나가 모자랐구나.”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