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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 시즌 4 (55)

화본선생

【정견망】

양회는 이 편지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고 뒤집어 보기도 하며 정면으로 보기도 했다. 그녀는 이 편지에 글자가 몇 자 더 있기를 바랐으나, 편지에는 정말로 오직 “허락(准)”만 적혀 있었다.

그녀는 편지를 살펴본 후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물었다.

“정수(情樹)가 다시 살아난 것인가?”

그녀의 말뜻은 내 마음속의 정환수(情幻樹)가 부활했느냐는 것이었다. 어찌하여 장우인이 부부의 정을 생각하여 그녀를 너그럽게 용서한다(寬恕)는 말을 해주기를 갈망하거나, 차라리 장우인이 그녀와 몇 마디 다투며 화가 난 글이라도 몇 자 적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일까!

그러나 장우인은 여전히 그토록 평온했고, 아무런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양회는 방 대인에게 말했다.

“음… 집안일은 옥초에게 맡겨서 처리하게 하세요. 아… 아닙니다, 그만 돌아가세요!”

방운교가 물었다.

“부인, 무슨 일이든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음, 당신들은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았나요?”

“저희는 정 아주머니 일행을 따라 계속 찾아왔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가보세요.”

“네, 부인, 몸조리 잘하십시오.”

양회는 고개를 끄덕였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양회는 이미 시냇가에 앉아 밤낮으로 하루를 보냈는데, 막 일어서려다 보니 발에 신발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풀을 몇 줌 뽑아 짚신을 엮기 시작했다.

그녀가 짚신을 엮고 있는데 풀숲에서 소리가 났고, 고개를 들어 보니 성성(狌狌) 몇 마리가 풀숲에서 그녀가 짚신 엮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기억해 냈다. 이곳은 예전에 그녀가 전아(戩兒)에게 무예를 가르치던 그 산골짜기가 아닌가?

순식간에 슬픔이 밀려왔다. 짚신을 엮는 그녀의 손 위로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들도 잃고 이제 남편마저 잃게 생겼구나. 이 사람은 어째서 살아가면 갈수록 예전보다 못한 것인가?

그녀는 짚신을 다 엮자 망토를 벗어두고 허기를 채울 들과일을 찾으러 갔다.

어차피 깊은 산속이라 자신을 볼 사람도 없었기에, 그녀는 과일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서 굵은 나뭇가지에 앉아 씹어 먹었다.

어떤 열매든 씹어보면 모두 쓰고 떫었다.

그녀는 나무 위에 앉아 뿔매들이 여전히 공중을 비행하고 성성들이 여전히 땅에서 투닥거리며 노는 것을 보았다. 마치 자신만이 예전보다 더 고독해진 것 같았다……

잠시 후 성성들이 나무 아래 앉아 양회의 이 짚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양회가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가 풀을 몇 줌 뽑아오면 내가 엮어주마!”

이 성성들은 풀을 많이 뽑아 양회에게 던져주었고, 양회는 나무 위에서 그것들을 위해 짚신을 엮으며 대화하듯 말했다.

“너희 대왕은 어디 있느냐?”

이때 성성 한 마리가 일어서서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렸는데, 자신이 바로 그들의 대왕이라는 뜻이었다.

양회는 그것을 보며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럴 리가? 내가 기억하기로 너희 대왕은 눈꺼풀 위에 붉은 털이 두 가닥 있었는데.”

성성은 손을 얼굴 옆에 대고 잠든 시늉을 하더니, 다시 손가락을 꼽으며 숫자를 세었다……

양회는 알아차렸다. 성성의 뜻은 그 대왕은 이미 죽은 지 몇 년이 되었는지 모르며, 이미 대왕이 여러 번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짚신을 엮던 양회의 손이 느려졌다. 그녀는 하늘을 보며 깨달았다.

그녀가 본 하늘을 “여전히” 날고 있는 뿔매는 새로운 뿔매였고, 그녀가 본 풀숲에서 “여전히” 장난치던 성성들도 새로운 성성들이었다.

그녀는 또 이 깊은 산속의 벌레와 물고기, 꽃과 풀을 보았다. 이미 몇 대가 바뀌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산속에는 오직 이 적막하고 고독한 그녀만이 여전히 예전의 그 그녀였다.

그녀는 시고 떫은 과일을 씹으며 입과 배의 집착으로 인해 집에서 구운 전병을 그리워했다. 예전에 그녀가 전아를 데리고 산에 와서 무예를 익히기 전, 비록 집에 좋은 음식은 없었지만 유인은 항상 보따리에 전병을 많이 챙겨주곤 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오직 한 글자만 보냈을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이것은 정말로 그녀를 자생자멸(自生自滅)하게 두려는 것이었다.

사람은 살면서 항상 얻으려고만 한다. 공명리록(功名利祿)과 가정을 꾸리고 일을 하는 등, 마치 모든 단계가 더 많이 얻기 위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생로병사의 법칙과 성주괴멸(成住壞滅)의 규율은 항상 사람으로 하여금 한 걸음씩 잃게 하여, 결국 모든 것을 다 잃게 만든다……

이때 갑자기 나무 위에서 큰 구렁이 한 마리가 내려와 양회의 곁에 엎드렸다.

나무 아래의 성성들이 비명을 질렀다! 어떤 것들은 겁에 질려 서로 껴안기도 했다.

양회가 옆을 보니 정말 큰 뱀이 있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슬픔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공포를 이겼다. 이때의 그녀는 슬프기도 하고 생각도 많았기에 이 구렁이가 그녀에게는 그리 무섭지 않았다.

구렁이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자 양회는 짚신을 엮으며 말했다.

“장가만(張家灣)의 율법에 수련인을 죽이지 말라는 것이 있는데 잊었느냐?”

이 구렁이는 그 말을 듣더니 입을 다물고 가버렸다.

아래에 있던 성성들은 구렁이가 그냥 가버리는 것을 보고 양회에게 매우 부러운 눈빛을 보냈고, 어떤 성성들은 땅에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절을 했다.

그녀는 하늘의 구름을 보며 자조 섞인 말을 했다.

“내가 방금 스스로 수련인임을 기억해 내다니 정말 기특하구나.”

그렇다, 만약 자신이 수련인임을 생각하지 못했다면 지금쯤 구렁이의 뱃속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짚신을 성성들에게 던져주고 나무에서 내려왔다.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징원도법(澄元道法)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걸어가며 암송하다가 실수로 발을 헛디뎌 시냇물에 빠졌다.

시내 바닥의 괴석에 팔이 긁혀 피가 꽤 났는데, 그녀는 치맛자락 한 조각을 뜯어 팔을 감싸고 다시 걸으며 암송하기 시작했다.

암송하며 가는데 하늘의 새가 똥을 싸서 그녀의 입가에 떨어졌다. 그녀는 얼른 흙으로 똥을 닦아냈는데, 이 고약한 냄새가 며칠 전의 일을 떠올리게 하여 법을 외우는 소리가 멈췄다.

그녀는 다시 죄책감에 빠졌으나 방금 암송했던 구절이 생각났다.

“진신무서(眞神無緖) 비희개정(悲喜皆情)”

그리하여 그녀는 다시 계속해서 암송했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 암송했는데 산굴 안은 매우 음산하고 추웠다. 그녀에게는 오직 망토 하나뿐이고 이불도 없어서 추위로 괴로워지자, 다시 동굴 입구를 서성이며 암송하기 시작했고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했다……

태양이 뜬 후 산속은 훨씬 따뜻해졌다. 그녀는 암송하다가 동굴 입구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깨어난 후 다시 이어서 암송했다……

암송하다가 배가 고프면 들과일을 먹으러 갔는데, 입으로는 먹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암송했다. 허기를 채운 후 시냇물로 입을 헹구고 다시 암송하기 시작했다.

암송하다 보니 도(道) 안의 법리(法理)가 조금씩 나타나 그녀의 심신을 씻어주고 지혜를 조금씩 일깨워주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가끔 암송하다가 정신을 팔아 사람마음(人心)이 일어나면 산비탈에서 굴러떨어져 머리가 깨지고 피가 났다. 그녀는 그것이 자신이 정신을 판 연고임을 알았다.

그녀는 깨진 머리를 만지며 통증을 느꼈지만, 사부님께서 여전히 자신을 보살펴주신다는 생각에 기뻤다.

그녀는 암송하면 할수록 지난 몇 년간 자신의 수련에 게을렀고 자신을 엄격하게 요구하지 않았음을 느꼈다……

그녀는 암송하면 할수록 예전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음을 느꼈다……

그녀는 암송할수록 인생이 짧음을 느꼈고, 사람의 온 생명은 마땅히 수련에 쓰여야 하며 반본귀진(返本歸眞)하는 데 쓰여야 함을 느꼈다……

그녀는 암송할수록 한 사람이 사부님의 진전(眞傳)을 얻고 도법의 진기(眞機)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얼마나 행운인지를 느꼈다!

그녀는 암송할수록 이번 생에 이런 기연을 얻었으니 수련해내지 못하고 홍진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숨도 거둘 수 없고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암송할수록 의지가 굳건해지고 마음이 반석 같아졌다……

그렇게 그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법공부를 하며 여러 날을 보냈다……

마침내 어느 날, 그녀는 꿈속에서 사부님을 뵈었다. 원시천존(元始天尊)께서 웃으시며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이제 가부좌를 해야겠구나. 정(定) 속에서 일체의 집착과 망념을 다 씻어내거라……”

양회는 깨어나 꿈속 사부님의 웃는 얼굴을 회상하며 말했다.

“사부님께서 나를 용서하셨구나.”

그리하여 양회는 7년에 걸친 가부좌 시간을 시작했다……

그녀는 산굴에서 가부좌를 시작했는데, 비록 그곳에 앉아 있었지만 마음속은 풍랑이 일 듯 심하게 요동쳤다.

몸은 그곳에 앉아 있으나 마음속과 머릿속의 사람 생각(人念)과 집착이 끊임없이 솟구치고 용솟음쳤다……

그러나 양회는 자신이 만약 풀 수 없는 마음의 매듭(心結)을 만나 입정(入靜)할 수 없게 되면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음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안으로 끊임없이 뿌리를 파고 원인을 찾는 것이었다.

가끔 어떤 일은 안으로 찾고 다시 안으로 찾으며 더 깊은 곳으로 찾아 들어가야만 집착의 근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때로 큰 힘을 들여 사람 마음 하나를 찾아냈으나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일이 다시 머릿속에 반영되어 괴로워지곤 했다. 괴로움이 지난 후 발견한 것은 역시 그 집착이 깨끗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뾰족한 돌을 찾아 마음 하나를 찾을 때마다 산굴 벽에 그것을 새겨 넣었고, 새긴 후 다시 돌아가 가부좌를 했다.

그녀가 가부좌를 시작한 처음 며칠 동안은 허기를 채울 음식을 찾아 밖으로 나가야 했다. 나중에 그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생각했다.

장가만의 세월로 계산하면 나는 이미 환갑에 가까우나 용모는 쇠약해지지 않았다. 사부님께서 전해주신 도법은 성명쌍수(性命雙修)의 상승공법(上乘功法)이니, 내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다면 육신도 굶어 죽거나 목말라 죽지 않을 것이다.

이에 그녀는 더는 먹고 마시지 않고 오직 일심으로 가부좌 수련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사실 굶주린 맛은 견디기 쉬우나 견디기 어려운 것은 “탐하는 마음(饞)”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탐하는 마음”은 각종 음식에 대한 집착심이다. 굶주릴 때가 바로 이러한 구복지욕(口腹之欲)을 닦아 없애기에 좋은 때였다.

양회가 며칠째 먹지도 마시지도 않던 어느 날, 가부좌하던 몸이 갑자기 쓰러졌다.

그러나 그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어앉으며 말했다.

“나는 죽을 수 없다. 나는 아직 사람을 벗어나는 수련을 해내지 못했으니 지금 죽는다면 반드시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또 다른 생각이 뇌리에 떠올랐다.

‘죽을 수 없다면 먹을 것을 좀 찾아보는 게 어떨까?’

그러나 이 생각이 나타나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 먹고 마시는 것은 사부님을 믿지 않는 것이요, 도(道)를 믿지 않는 것이다. 수련인이 스승을 믿지 않고 도법(道法)의 위력을 믿지 않는다면 결국 이루지 못할 것이니, 이루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계속해서 가부좌했다.

가부좌 중에 오직 두 가지 생각만을 확고히 했다.

‘먹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깊은 정(定) 속으로 들어갔다. 점차 그녀는 자신의 위 속에 흰색 단(丹) 하나가 생긴 것을 보았다.

그때부터 그녀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으며 다시는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다.

먹지도 마시지도 않게 되니 가부좌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허리가 끊어질 듯하며 어디든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몸이 아플 때는 마음도 편치 않아 정말 가슴을 쥐어뜯는 것 같았다.

가끔 그 심신이 괴로운 맛은 양회의 몸이 마치 만 마리의 모기와 벌레에게 물리는 것 같아, 그녀는 고통스러울 때 당장이라도 다리를 내리고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가부좌한 그녀의 몸은 떨리고 있었고 표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녀가 간신히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 지… 지금이 바로 수련할 때다.”

그녀는 몸의 모든 곳이 아프고 시리고 가려움을 느꼈다. 마음속에는 마치 만 명의 소인(小人)이 그녀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일어나서 좀 쉬어라! 일어나서 좀 쉬어라! 일어나서 좀 쉬어라…… 좀 쉬었다가 다시 결가부좌해라! 좀 쉬어라……”

양회의 땀방울은 끊임없이 흘러내려 얼굴 전체가 물로 씻은 듯했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더는 버틸 수 없다고 느꼈다. 정말 너무나 괴로웠다! 정말 너무나 힘들었다!

이때 그녀는 만 마리의 마(魔)가 그녀의 다리를 옮겨서 결가부좌한 다리를 내려놓으려 하는 것을 느꼈다!

이때의 그녀는 눈물이 비 오듯 쏟아지고 온몸은 땀으로 젖었다. 귀에는 공포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다리를 내려라! 내려라! 내려라! 내려라……”

양회는 고통스러운 얼굴을 들고 하늘을 향해 길게 외쳤다.

“안돼(不)!”

“안돼”라는 한 마디를 외친 후 그녀는 돌연 눈앞이 캄캄해지며 기절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결가부좌한 다리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그녀는 앉은 채로 기절했던 것이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마(魔)란 것도 별것 아니구나.”

말을 마친 후 다시 이어서 가부좌했다……

그녀는 이렇게 며칠을 연달아 앉아 있었는데, 이 며칠간 마음속에는 어떤 사람마음이나 집착도 나타나지 않았고 그녀는 그렇게 계속 앉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뇌리에 갑자기 한 생각이 스쳤다.

‘연약한 여자, 그것도 나이 든 여자가 혼자 깊은 산속에서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 정녕 한 사람도 보러 오지 않다니 참으로 실패한 삶이구나!’

양회는 생각했다.

‘그래, 내 나이 쉰이 넘었으니 나이 들었다 할 수 있고 그들도 내가 신통을 내지 못한 것을 아니 정녕 연약한 여자지…… 그런데 정아조차 나를 보러 오지 않다니, 에휴……’

순식간에 황량한 기분이 마음속에 차올랐다.

사실 정아든 아도와 아묵이든, 그들의 마음속에 양회가 어찌 연약한 여자이며 어찌 나이 든 사람이겠는가? 그들의 마음속에 양회는 정말로 “능력자이자 강자”인 존재이며, 게다가 늙지도 죽지도 않는 능력자이자 강자였다.

그들의 마음속에 부인은 문무를 겸비했고 위아래를 아우르며 강함과 부드러움, 굽힘과 펴짐을 자유자재로 하는 무소불능(無所不能)한 분이었다. 만약 일반적인 여자가 홀로 깊은 산속에 버려졌다면 아마 며칠 못 가 죽었겠지만, 부인이 산속에서 몇 년간 홀로 산다고 하면 그녀는 자신을 아주 건강하고 윤택하게 잘 돌볼 분이었다!

양회는 그들의 마음속에 그런 사람이었다.

장우인의 신관(神官)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부인은 오행의 토(土)가 전세(轉世)하여 사람이 되었으니, 스스로 음양에 구애받지 않고 음이 될 수도 양이 될 수도 있으며 능히 음양을 다루니 이 정도 일은 그녀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래서 아무도 그녀를 보러 오지 않았다. 그러나 양회 자신에게 이는 내심 꽤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갑자기 그녀는 몇 번의 발소리를 들었다. 이 발소리는 매우 가볍고 부드러우며 천천히 들려왔다. 그녀는 추측했다.

이렇게 가벼운 발소리는 장우인이겠지, 그가 나를 보러 온 것이겠지……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자신이 가부좌 연공 중이라는 사실도 잊었다.

갑자기 푸른 빛 하나가 그녀의 눈을 어지럽혔고 눈을 떠보니 이것이 어찌 사람이란 말인가?!

이것은 분명 두 눈에서 푸른 빛을 내뿜으며 이빨을 드러낸 운표(雲豹 구름 반점의 표범)였다!

이 운표가 “확” 하고 양회에게 달려들었다!

양회는 순간적으로 반응했다.

‘틀렸다! 생각이 틀렸다!’

운표가 양회를 덮쳐 넘어뜨렸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그녀의 목을 뚫으려 할 때, 양회는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생각이 틀렸구나!”

언제부터인가 동굴 안에 새끼 사슴 한 마리가 엎드려 양회의 동굴에 숨어 있었는데, 이 사슴이 놀라 “휭” 하니 동굴 밖으로 도망쳤다.

운표가 막 양회의 목을 물어뜯으려다 사슴이 달려가는 것을 보고는 몸을 돌려 사슴을 쫓아갔다……

낭패한 모습의 양회는 땅에서 일어나 조용히 반성하며 안으로 원인을 찾았다.

갑자기 뒷머리 두피가 좀 아파서 만져보니 피가 났다. 방금 운표가 그녀를 덮쳐 넘어뜨릴 때 머리가 평소 집착심을 새기던 뾰족한 돌에 부딪혀 피가 난 것이었다.

양회는 이 피 묻은 뾰족한 돌을 보고는 그것을 들어 이전에 새기던 집착심에 이어 벽에 계속해서 새겼다.

잘못된 생각이 자신을 얽매고
정이 깊으면 오래 살지 못하네
남편은 맹수와 같으니
공경하되 멀리 하리라

墜緒累己
情深不壽
夫若猛獸
敬之遠之

…………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019